아시아나 노선 지키기 혈안…한류 찬물?
중국관광객, ‘항공편 없어 발 동동'
2006-11-14 권민경 기자
<아시아나 복수취항 우려 예약 넘쳐도 증편 안 해>
<여행업계 ‘중국 한류열기에 찬물 끼얹지 말아야'>
중국의 대장금 열풍 이후 광둥 지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여행객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대장금 방영 한 달 만에 중국 관광객은 26%나 증가했다. 그런데 여행객의 수가 이렇게 증가하는 데도 불구하고 항공사의 증편이 이루어지지 않아 관광객들이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중 항공협정 규정상 주10회 이하 운항에 대해서는 한 개 도시에 한 개의 항공사가 운항하도록 돼있다. 만약 주10이상 운항하게 되면 복수취항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항공사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운항을 고수함에 따라 오히려 중국관광객의 발목을 잡는 꼴이 돼 여행업계는 모처럼 불고 있는 중국의 한류열기에 자칫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을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 4대 도시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광저우 가운데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복수취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항저우와 광저우는 아시아나가 홀로 취항하고 있는 상태다. 광저우 지역의 아시아나항공은 관광을 비롯, 사업 차 한국을 방문하려는 여행객의 탑승률이 90∼100%에 이르는 등 수요가 넘쳐나는데도 복수 취항이 이뤄질까 우려해 일일 1회, 주7회를 고집하며 증편을 하지 않고 있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대장금 방영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중국 관광객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표를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일반 관광객 뿐만 아니라 사업차 한국을 방문하려는 중국인들도 항공편을 구하기 쉽지 않다” 고 덧붙였다. 후난TV를 통해 지난 9월1부터 방영되던 대장금은 10월16일 막을 내렸지만 후폭풍이 더 거세다. 중국 주요도시 상가마다 대장금 DVD를 없어서 못 팔정도고, TV와 라디오에서는 연일 대장금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다.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는 거리 어디에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인기곡이 됐을 정도이다. 대장금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는 곧바로 한국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 관광공사는 중국에서 9월부터 대장금이 방영된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 6월부터 상해항공과 춘추여행사 등 현지 관광업계와 합작으로 '대장금 여행상품'을 만들어왔다. 또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대장금과 한국 관광 홍보 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했는데, 중국인 2만여명이 모여들어 대장금과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대장금을 방영하면서 지난 9월 한달 동안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6만4천여명으로 작년 5만여명에 비해 무려 26.2%나 늘어났다.이처럼 지금 대장금 열풍의 덕택으로 중국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한국 방문을 유치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현지 광둥권의 한국관광 수요는 폭발적인데 비해 한국 항공사의 ‘시장키기기’ 경쟁에 따라 항공편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관광객들의 비자 취득 또한 어려운 점이 많아 한국 관광 유치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로 지적됐다. 한.중 항공협정 규정상 주10회 운항 이하는 한 도시에 한 개의 항공사만 취항하도록 돼있다. 만약 10회가 늘어나면 복수취항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다른 항공사와 이익을 나눠가져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가 증편을 하지 않는 이유가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시장을 지키고자 하는 것일 수 있다” 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현재 광저우 노선을 증편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 동계스케줄이 곧 나오니 그때 가봐야 알겠다” 고 설명했다. 증편을 하지 않는 이유가 대한항공과의 복수취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항공사들이 1노1선(1노선에 1개의 항공사만 취항)을 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시아나 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도 건교부쪽에 증편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회사의 입장에선 수익창출이 최대의 목적인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또 항공노선의 증편이라는 것이 항공사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가능한 것도 아니다.국가간 항공협정이 있고 건교부와의 협의 과정 또한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장금을 통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중국 대륙의 한류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당사자인 우리가 한다는 것은 너무나 우습고 어리석은 일이라는 게 일부 여행업계의 지적이다.<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