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네거티브 전략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나

모 업체, 경쟁사 제품 유언비어 퍼트려
주류업체 간 과도한 네거티브 전례있어

2015-06-30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세월호 참사로 잠잠했던 주류 업체가 여름 성수기를 맞아 과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불거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성수기를 맞으면서 주류업체 간 네거티브 전략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A사는 최근 자사 영업망을 통해 “지난 6월 18일 B사 대표 제품에서 소독약 냄새가 나는 등 변질된 것을 B사 직원이 직접 시음 후 시인, B사에서 총력을 기울여 회수 중이니 업소별로 상황파악 후 보고요망”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확인결과 B사의 제품 리콜은 전혀 사실무근.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는 영업사원들을 통해 언론 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되길 바라는 경쟁사의 기획”이라며 “만약 이 사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맥주 시장이 한동안 치열하게 점유율 공방을 벌이다 최근 한쪽으로 점유율이 쏠리는 경향을 보이면서 네거티브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실제 주류업계는 그동안 수차례 과도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소위 진흙탕에서 싸움을 펼쳤던 전례가 있다.대표적인 주류시장 진흙탕 싸움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간의 허위사실 유포 공방이다.지난해 7월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에 대한 인터넷 악성 댓글을 단 혐의로 경찰은 롯데주류 지점 3곳을 압수수색했다. 본사의 개입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롯데주류 지점 3곳이 기사 유포 등에 관여한 정황은 드러났다.앞서 2012년 4월 경찰은 같은 해 1월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하이트진로 강남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롯데주류는 형사재판과는 별개로 하이트진로에 대해 100억원의 민사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 간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경쟁사의 제품을 헐뜯는 사건은 여전하다.부산 소주시장을 놓고 수년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주 ‘좋은데이’의 무학과 ‘C1’의 대선주조는 지난해 울산공장사건을 비롯해 여전히 서로에 대한 날을 세우고 있다.롯데주류는 ‘클라우드’를 선보이며 지난 4월 맥주시장에 진출했고,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3위인 무학의 ‘좋은데이’가 이르면 올 3분기에 수도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주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주류시장이 업체 간 과도한 경쟁으로 치닫자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지난해 3월부터 주류시장 점유율을 공개하지도 않고있다.협회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점유율을 조사하지 않고있다”며 “주류업계가 당당한 제품 경쟁을 통해 시장 전체가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