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담뱃값 41개국 중 가장 ‘저렴’

세금비중도 ‘최저’…흡연 규제·세수 확충 위해 가격 인상해야

2015-06-30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우리나라의 담뱃값이 세계 주요 41개국 가운데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담배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기준 2500원(2.2달러)인 한국의 담뱃값은 2012∼2013년 기준 세계 주요 41개국 담배 가격 비교에서 가장 낮았다.41개국 중 1위인 노르웨이의 담뱃값은 14.5달러(1만6477원)로 한국 담뱃값의 6배가 넘었다.이어 호주(14.4달러·1만6364원)와 아일랜드(11.9달러·1만3481원), 뉴질랜드(11.6달러·1만3182원), 영국(10.8달러·1만2318원)도 모두 1만원 이상으로 집계됐다.다만, 멕시코(3달러·3409원), 불가리아(3.1달러·3566원), 리투아니아(3.2달러·3597원)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했으나, 우리나라 보다는 비쌌다.우리나라는 담배 가격도 낮고, 담배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외국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다.2012년 기준으로 한국 담배 한갑 가격(2500원) 중 담뱃세와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3가지 조세와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2가지 부담금까지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2%(1550원)였다.한국의 담배 가격과 세금 수준이 낮은 것은 상품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 물가와 제대로 연동이 되지 않는 ‘종량세’를 적용하는 탓도 있지만, 정부와 국회가 물가 인상 우려와 정치적 부담 등으로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한국 성인 남성 흡연율은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그룹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는데다 세수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제는 10년째 묶어온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최성은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담배가격은 2005년 2500원으로 인상된 이래 가격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실효세율과 실질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흡연율을 떨어트리고 추가적 세수입 확보를 위해 담뱃세 인상과 담배과세 방식의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정부도 담뱃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은 “담뱃세는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인상이 좌절됐다”며 “최근에는 국민들도 담뱃값이 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다른 때보다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