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 “다 아는 내용 말고 ‘왜 일어났는지’ 밝혀라”

“특위위원들의 질의, 대부분 국민들 아는 현상·결과에 대한 지적”
“중요한 문제를 질의해도 시간이 부족해서 답변 제대로 못 들어”

2014-07-02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2일에도 국회에서 진행 중인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관보고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알고 있는 현상과 결과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왜 그 일이 일어났는가’를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특위위원들이 중요한 문제를 질의함에도 불구하고 시간 부족의 이유로 답변을 명확하게 듣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을 지적하며 “반드시 필요한 답변은 시간을 초과해도 들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기관보고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유 대변인은 기관보고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충실하지 못하거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알고 있을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현상과 결과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것을 알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현상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밝히는데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위위원들의 질의내용 배분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며 “전날 여야 특위위원 간에 진상규명이 먼저냐 사후대책이 먼저냐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면서 “피해자 가족들이 볼 때 사후대책이 중요하긴 하지만 진상규명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후대책을 논하는 것은 실효성이 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은 ‘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어졌는데 “가족들이 볼 때 ‘여야 의원들이 민감하게 싸울 내용이 아닌데 왜 다투고 있었을까’하는 지적이 그제·어제에 이어 오늘도 있었다”면서 “여야 구분 없이 하나의 공통적인 방향성을 갖고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는 불가능한 것인가 의문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또 “일부 특위위원의 비효율적인 질의시간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면서 “진상규명과 개선방안과 별로 관계가 없거나 아예 관계가 없는 그런 질의가 가끔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전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관련기관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해수부 장관의 성실한 답변 태도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일부 세부적 내용에 있어서는 장관과 실무진의 답변 내용이 다르다거나 인식하는 수준이 다른 부분이 드러났기 때문에 진심어린 인정과 사과가 빛을 바랬다. 그냥 립서비스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 신의진·경대수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김광진 의원의 질의 사례를 거론하며 “중요한 질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답변을 채 듣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서 넘어가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시간관리도 중요하고 규칙도 중요하지만 질의 내용에 대한 답변을 명확히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