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조, 김광진 ‘VIP 언급’에 일시 파행

與, 일정 보이콧했다가 세월호 가족 강력 항의에 2일 오후 7시30분경 속개

2015-07-03     나태용 기자
[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VIP 발언’으로 파행됐던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일 오후 7시30분에 속개됐다.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날 해양경찰청의 기관보고 중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와 해경의 교신 녹취록 왜곡 문제를 두고 여야간 다툼 후 결국 국정조사가 파행됐다.
사건은 먼저 김 의원이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지속적으로 화면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며 “다른 일을 그만두고 계속 영상중계 화면, 배만 띄워라, 외부로 송출하면 안 된다고 해경이 얘기하지만 카톡으로라도 보내라고 요구한다”라는 발언으로 시작됐다.이어 “VIP가 그 것을 제일 좋아하고 그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해라, 끊임없이 얘기한다”며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해경이) TV화면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까 VIP는 계속 다른 화면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이는 청와대가 영상 중계화면을 요구한 것 때문에 상황파악 등 다른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내용으로 그가 지적한 녹취록은 사고 당일인 4월16일 오전 10시32분 청와대와 해경청 상황실장의 녹취록으로 해경이 직접찍은 사고 해역 영상을 청와대가 요구하는 내용이었다.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아 그거(영상) 좀 싸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니까요 그거 좀”이라며 해경청은 “그거 좀 예 알겠습니다”고 답했다.이에 청와대는 “VIP도 그런 건데요. 지금”이라고 하자 해경청은 “네, 저도 좀 해가지고 현장에 요청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청와대는 “요청하는 게 아니고 거기 해경한테 다이렉트로”라고 말했다.
이같은 김 의원의 태도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발언은 녹취록에 없다”며 “같은 녹취록을 보고 있는데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조 의원은 “똑같은 녹취록을 가지고 대통령을 폄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 진행은 안된다고 본다”며 “전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사과를 하기 전에 (계속) 진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녹취록에 ‘좋아합니다’라는 말은 없었다. 그것은 사과하겠다”고 답했다.김 의원의 사과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분은 가라앉지 않은 듯 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김광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새누리당의 거듭된 사과 요청에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 의원이 사과까지 했는데 어떻게 해야 직성이 풀리냐”며 “석고대죄라도 해야 하나 국회의원으로서 금도가 있는 만큼 적당히하라”고 반발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흥분을 한다”고 비판했다.결국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오전 회의가 정회됐고 여당 의원들은 김광진 의원의 특위위원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오후 회의에 불참했다.파행으로 치닫는 기관보고에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여당 의원들을 찾아가 국조특위에 극렬히 항의했다.이들은 조원진 의원을 상대로 “이 문제가 국조위원이 사퇴까지 할 일이냐”며 “빨리 국조를 속개시켜 달라”고 항의했다.가족대책위의 항의를 받은 여당은 결국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국조특위에 참여키로 하면서 회의가 속개됐다.

세월호 국조특위는 오후 내내 기관보고가 진행되지 못한 만큼 이날 자정이 넘어서까지 국조특위 회의를 연장한다는 방침이다.한편 조 의원은 “해경청장의 잘못이 크고 (해경 기관보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회의를 속개 하겠다”며 “그러나 김광진 의원의 사퇴는 계속 주장하겠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에 맡겨놓고 오늘은 (기관보고는) 자정이 넘어서까지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