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아파트는 만고불변의 투자대상인가? (2)
[매일일보]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고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사람이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활동반경이 축소된다. 현재 한 두 명의 자녀를 둔 이들 베이비 붐 세대는 교육과 거주의 편의성 때문에 강남의 아파트와 고급화, 대형화된 아파트를 선호했지만, 앞으로 10년을 전후로 자녀들의 성장에 따른 교육 수요의 급감과 자녀들의 분가로 인한 1인당 주거 효율성의 저하, 은퇴 후 거주 지역의 변경, 노인 동선을 고려한 주택 규모의 축소 효과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경우 집값의 하락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무서운 것은 오를 때보다 내릴 때다. 따라서 현재 50대가 은퇴 연령대에 진입하는 시기가 되면 더 이상 주택시장의 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서두에 예를 들은 것처럼, 거주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과거의 관행은 조만간 합리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10억짜리 주택에 산다는 데서 얻는 심리적 만족감과 실제 10억 원의 기회비용을 바꾸는 현재의 방식을 주택 가격이 무한히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주택시장이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없는 상황에서 보유세의 증가와 금리 인상, 양도세, 1가구 2주택 규제책 등의 고강도 외부 압박을 이겨내면서 고가 아파트에 추가 투자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셋째, 부동산 일변도인 자산시장의 급격한 재편이 부동산가격의 유동성 감소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2006년 주식형 펀드의 열풍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스프레드와 포트폴리오 투자가 일반화하고 있다. 2006년 주식형 펀드의 많은 부분은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이다.
이는 국내의 시장 참여자들이 글로벌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며, 투자자들의 유연성이 예상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점은 현재 국내 시장의 40퍼센트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지분에서도 증명된다. 즉, 주식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준의 시장이 되어 있고, 글로벌 기준으로 가치가 하락하면 언제라도 새로운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향후 10~20년 후 은퇴자들의 자산매도가 발생하더라도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충분한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완충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국내 부동산시장은 만성적으로 고 평가되어 있어 글로벌 기준의 스프레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즉, 국내의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이다. 물론 우리 사회의 땅과 주택에 대한 고유의 선호가 급격하게 퇴조하지는 않겠지만 10년만 지나면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