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7·30재보선 공천 문제로 시끌…지도부 ‘골머리’

與, ‘거물급 인사’ 등판 불투명…전략 부재도 지적
野, 지방선거 이후 또다시 전략공천 후폭풍 휘말려

2014-07-05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여야가 7·30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과 관련, 각자의 사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새누리당은 당 지도부의 매끄럽지 못한 공천 작업 진행으로 인해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가 대부분 불확실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어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고, 특별한 전략도 부재한 상황이다.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 때처럼 전략공천 후폭풍이 휘몰아쳐 후보 간 갈등은 물론 당내 계파간 대립 논란으로 확전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특히 양당 모두 당 지도부로 인해 공천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추후 지도부 신임 문제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어 양당 지도부의 수습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與, 거물급 인사 출마 불투명…전략 부재도 문제

새누리당은 무려 15곳에서 치러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미니총선’급 재보선을 앞두고 높은 인지도의 거물급 인사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특히 당 공천위가 ‘지역 일꾼론’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구인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당초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을 대상으로 ‘수도권 필승조’를 구성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지만 현재로선 이들 중 단 한 명도 등판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서울 동작을 후보로 일찌감치 거론돼 왔던 김 전 지사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너무 늦게 삼고초려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실기론’이 제기된다.뒤늦게 윤상현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김 전 지사의 ‘결단’을 요청하며 애를 쓰고 있지만 이 같은 공개 '스토킹' 행보가 오히려 김 전 지사에게 ‘협박’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성사 가능성이 확실치 않은 김 전 지사의 동작을 전략공천 카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것도 문제거니와 그러면서 동시에 나 전 의원이나 오 전 시장에 대해선 너무 분명하게 선을 그어 스스로 퇴로를 차단한 측면도 있다.새누리당은 후보 등록(10~11일) 시한을 감안해 오는 6일까지 김 전 지사의 결단을 기다려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새로운 후보 물색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촉박한 시간 때문에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일각에서 직전 지역구 의원인 정몽준 전 의원의 부인인 김영명 여사의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실현 불가능한, 말 그대로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그나마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경기 평택을 공천에서 탈락하고도 경기 수원 영통(정)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받고 긍정적으로 고심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평택을 공천 탈락→수원정 전략공천으로 이어지는 당 공천위의 결정 과정이 전혀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도권 6개 선거구에서 간판으로 선거를 이끌 만한 후보를 찾기 어려운, 암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野, 지방선거 이후 또다시 전략공천 문제로 말썽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선거 후보로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이번에는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을 두고 또 다시 내분에 휩싸였다.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리인 격인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는 묘수를 꺼내들었으나 당내 계파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등 오히려 반발만 사는 모양새다.당장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전략공천의 명분이 없다며 항의 농성에 들어갔고, 역시 공천을 신청했던 금태섭 대변인은 대변인직을 사퇴했다.금 대변인의 사직은 안 대표의 측근으로서 당직을 맡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항의성 사직으로 분석된다.특히 이번 전략공천 논란은 각 계파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형국이다.허 전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계는 즉각 반발했다.정세균 의원은 전략공천 확정 이후 직접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의 독단과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고, 전병헌 의원도 “아쉽고 불만스럽다”고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범친노(친노무현)계 등 허 전 위원장을 지지했던 국회의원 30명도 공천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반면 당내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는 이번 전략공천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사실상 기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기 전 부시장은 당내에서 민평련계로 분류된다.실제로 민평련계 일부 의원들은 기 전 부시장이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하고 개소식을 앞둔 지난 1일에는 허 전 위원장에게 경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성명에 참여했었다.그러나 이들은 이번 재논의를 원한다는 성명에는 모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