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부 여전…기부보험을 아시나요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달 가까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을 위한 기부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부보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평소 적은 돈을 들여 큰 금액을 기부할 수 있는 기부보험이 각 회사별로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네덜란드생명(현재 ING생명)에 의해 국내 최초 출시된 기부보험은 보험금을 통해 기부를 하는 상품이다. 보험금은 사회복지재단이나 비영리 공익단체 등에 기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금은 본인이나 유족 등 법정상속인이 받는다. 하지만 기부보험은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이 직접 지정한 단체 등이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금을 받은 단체 등은 이 자금을 통해 사회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기부보험은 보험사별로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망보험금을 기부하는 방법과 보험료나 보험금의 일정 비율을 기부하는 방법 등이 있다.

지난 2009년 6월에는 한화생명이 기부보험을 도입했다. 기부 가능한 사망보험금의 한도는 5000만원 이내로 고객이 가입한 보험 상품의 ‘사망 시 수익자’를 본인이 원하는 비영리단체(사회복지단체, 종교단체, 장애인단체, 학교단체, 병원단체) 등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사망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시 사망보험금의 일부 또는 전부가 지정한 단체에 지급된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는 지난 2009년 1월 ‘위시 플러스(Wish Plus)’ 특약을 통해 기부를 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특약은 사망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시 주계약 사망보험금의 1%를 고객이 지정한 기부단체에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위시플러스 특약 부가현황은 총 1만7545건에 달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의 경우 남겨진 가족의 어려움을 생각해 가입하지만 기부보험의 경우는 그 대상이 가족에서 사회로 확장된 것”이라며 “생명과 바꾼 기부는 그만큼 일반적인 기부와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고객은 “기부보험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데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면서 “기부보험으로 인한 보험금이 현금에 그치지 않고 그 보장의 커버리지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내가 죽었을 때 나오는 사망보험금이 고아원 어린이 몇 명의 교육비로 사용된다든지, 쌀이나 물이 부족한 나라에 쌀과 물이 제공된다든지 등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건지 미리 제시하는 상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