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황제경영‘에 사외이사는 '명패뿐?'
투명경영 지배구조 개선 허울뿐 오너 경영 여전
2006-11-18 김상미 기자
두산 SK보다 더 강력한 사회이사제 추진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등으로 도덕성에 큰 치명타를 입은 최태원 SK 회장은 그룹의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강화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사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 등이 터질 때만도 SK의 사외이사제도는 유명무실했다.결국 그룹 경영 위기에 몰린 최 회장은 그동안 명패만 달고 있던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그룹 내 사외이사 비율을 확대, 투명 경영을 선포했다. 지난 9월에는 비사장사의 사외이사 비율을 50%까지 높이는 등 이사회 중심으로 투명 경영 강화에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사외이사제도에 회의적인 반응이 여전하다. 두산그룹 역시 SK 사외이사제도를 ‘성공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최 회장 여전히 이사회 군림(?)
두산그룹은 투명 경영을 위한 SK그룹의 사외이사제도가 성공적이지만은 않는 이유로 최 회장의 실질적인 그룹 경영을 지적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한 사외이사 제도 등은 최 회장이 경영에 일선에 나서 사실상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두산 관계자는 이와 관련 "SK의 사외이사 제도는 두산이 연구해야할 하나의 사례이다"면서 "SK의 사외이사제도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SK그룹 내 일부 다른 계열사에 소속된 사외이사들의 낮은 이사회 참석률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SK(주) 사외이사들이 1백%의 참석율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일부 계열사의 경우 사외이사의 참석률이 떨어지는 등 여전히 제도 안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지난 9월 SK그룹 7개 상장사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케미칼의 올 상반기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42.8%에 불과했다. SKC도 올 상반기 중 8번의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이중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회의는 4번에 불과해 참석률은 75%에 그쳤다. 한편 지난 3월 20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 중 이뤄진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상위 10개사의 사외이사 의결 활동을 분석한 결과 357개 안건에 대한 2천536건(사외이사의 의결참여 건수)의 의결 중 반대는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대율 0.002%로 안건에 찬성한 사외이사들만 있었을 뿐 반대한 사외이사는 사실상 거의 없었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가 오너 또는 경영자의 구미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되다보니 경영진을 견제해 투명성과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당초 취지는 간데없이 '거수기'로 전락해 불필요한 비용만 드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