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위드미’ 새사업 모델 내놔, 반응은?…‘냉랭’
편의점 로열티 대신 월회비 150만원만 받아
“도매장악, 가맹본부 수익 위한 꼼수”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지난해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신세계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가맹점주 모집에 나섰지만 업계 반응은 차갑다.
신세계그룹은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드미의 새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현재 전국 130여개 매장이 있는 위드미는 본사와 가맹점이 매출을 나눠 갖는 일반 편의점과는 달리 본사가 가맹점에 물품을 모두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신세계는 이날 위드미의 새 사업모델이 가맹점주의 수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출 이익에 연동해 늘어나는 별도의 로열티를 점주가 내지않는 대신 150만원의 월 회비만 받겠다는 것.
월 매출 4000만원인 지점의 경우 이익률 27%로 계산했을 때 순이익이 1080만원, 로열티를 지급했을 경우 가맹본부에 지급해야 하는 돈은 378만원인 반면, 위드미 점주는 월회비 150만원만 지급하면 된다는 게 신세계 측의 논리다.
하지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회비 제도가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편의점은 전체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50만원의 월 회비가 오히려 중소 가맹점주에게 부담일 수 있는 대목이다.
회비제 사업구조의 또 다른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재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5),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의 매출 대비 로열티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가맹점주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적극 지원한다. 회비제로 운영되는 위드미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위해 얼마나 노력할 지 의문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실제 IGA, 썸마트 등 회비제 운영을 내건 종전 편의점들의 매장을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회비제 사업구조는 상품 공급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도매업자들에게도 큰 타격이다. 신세계가 물건을 직접 공급, 도매업을 장악하면 기존의 도매업자들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업황으로 결국 도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재 전국 편의점은 2만5000개 정도로 이중 CU와 GS25가 각각 8000여개, 세븐일레븐이 7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골목마다 편의점이 즐비한 시장상황에서 기존 편의점 업체가 부실 가맹점을 정리하며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가 올 연말까지 목표로 하는 가맹점 수는 손익분기점으로 예상되는 1000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가 구조조정을 펼치면서 부실점포를 정리하는 등 내실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며 “신세계가 올해 목표 가맹점 유치를 위해 무리수를 둘 수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인인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