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맥주, 롯데 판매채널에서만 ‘승승장구’

롯데마트·세븐일레븐 매대 점유율 오름세
경쟁사 마트·편의점서는 2~5% 불과 ‘저조’

2014-07-22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독일 전통 제조방식을 표방하며 롯데주류가 대대적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가 석연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가 기존의 맥주 시장을 흔들 수 있을 것이라던 롯데주류의 전망이 다소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의 롯데마트 점유율은 지난 5월 14.2%에서 지난달 16%까지 치솟는 등 전체 맥주 판매에서 구성비가 확대되고 있다.

다른 자매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클라우드는 5월 5.4%, 6월 5.8%의 구성비를 각각 기록하며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생산하는 맥주량이 연간 5만㎘로 국내 맥주 생산량의 2~3%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면,클라우드는 경쟁사  대형마트에서는 5%대 구성비에서 정체 상태다. 경쟁 편의점에서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3%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편의점에서는 1%도 넘지 못하는 등 부진하다.

이는 롯데마트의 클라우드 마케팅에 따른 것이다.

롯데마트는 가장 좋은 위치에 엄청난 수량의 클라우드를 내놓고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통상수준을 벗어난 노골적인 계열사 밀어주기인 것.

이에 기존 맥주업체들은 불공정 거래라고 느끼고 있지만 대형마트라는 소위 ‘슈퍼 갑’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맥주업체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에 가보면 마치 맥주는 클라우드만 판매하는 것처럼 매대가 구성돼 있다”며 “이로 인해 피해가 느껴지지만 거래를 지속해야만 하는 ‘을’의 입장에서는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롯데의 적극적인 클라우드 밀어내기는 생산량 부족때문이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충북 충주에 공장(연산 5만㎘)을 짓고 클라우드 생산에 들어갔지만, 공장을 풀가동 해도 내수 점유율 2%를 넘기기가 어렵다.

롯데주류는 올 연말까지 충주공장에 생산라인을 증설해 10만㎘까지 늘릴 계획이며, 2017년까지 생산공장을 추가로 지어 40만㎘의 맥주 생산을 목표로 하고있다. 40만㎘의 맥주공장을 짓는데 들어가는 예산은 7000억원.

클라우드가 롯데마트 외에서 점유율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7000억원의 투자는 무리가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의 점유율이 매대 구성을 기형적으로 하지 않은 곳에서는 1%도 채 나오지 않고있다”며 “공장 설립에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서 10%는 차지해야 검토가 가능하지만 롯데가 이 상황에서 공장을 지을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이어지고 있는 클라우드 CF 표절 논란과 현금 리베이트 논란 또한 클라우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어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