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기존의 부 체계를 재편시키는 ‘하이퍼인플레’역사적으로 수많은 정권이 교체되고 공산주의, 군국주의, 전체주의, 자본주의 등의 여러 체제가 생겨나고 사라졌다. 왜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정치체제의 변화를 선택할까? 평화적인 정권교체든지, 정치적 체제의 변화든지, 그 이면에는 일반 대중들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이번 호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하이퍼 인플레를 경험한 독일의 예를 들어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이 전후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왜 나치스의 전체주의를 선택하여 온 세상을 피의 무덤으로 이끌었는지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 보고자 한다.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인플레
세계사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등에서 발생한 급격한 인플레를 알고 있을 것이다. 물가는 오스트리아에서 3년 동안 (1921년7월부터 1924년6월까지)에 170배, 헝가리에서 3년 동안(1922년1월부터 1924년12월까지)에 290배, 폴란드에서 3년간(1921년3월부터 1924년2월까지)에 7555배 각각 상승했다.
위의 모든 나라의 경우도 현저한 인플레이지만 그래도 독일의 인플레와는 비교가 안 된다. 독일에서는 1920년 1월부터 물가가 최고점이었던 1923년 12월까지의 4년간 도매물가가 1000억 배라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숫자를 기록했다.어째서 이러한 상상을 초월한 하이퍼 인플레가 발생하였던 것일까? 독일 국민들은 이 하이퍼 인플레 상에서 어떠한 생활을 영위해 나갔을까? 하이퍼 인플레가 발생했어도 독일의 통화제도는 붕괴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국이 발행하는 지폐를 받아 교환수단으로 사용했다. 참으로 이상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