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 “한국 인권, 많은 진척했지만 갈 길 멀다”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장, 인권도시 광주 방문
“인권 다루려면, 진실·평화·투명·비정치성 필요”
2015-07-22 조성호 기자
[매일일보] UN이 정한 ‘국제 넬슨 만델라의 날’ 기념행사를 맞아 인권도시 광주광역시를 찾은 박경서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장 (前 UN인권대사)을 만나 광주와 인권에 대해 들어봤다.-대사님이 생각하는 한국인권의 점수는?△ 한국은 상당히 많은 진척을 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미국 뉴욕 프리덤하우스가 나라의 자유권을 중심으로 인권점수를 매겼는데 한국은 15년전부터 평균 2점을 맞았다.정치적 권리에서도 2점, 시민적 권리에서도 2점. 평균 1점~1.5점을 맞은 나라가 56개 나라다. 우리나라가 상당히 인권이 신장은 됐지만 세계에서 57위밖에 안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주소다.-한국의 인권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인권점수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정직해야 한다. 거짓말 하는 것이 인권의 가장 저해요소다.순수한 국민들은 거짓말 안하는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 우리나라 인권점수가 낮아지고 있다.그리고 자기 인권을 주장하기 전에 상대방의 인권 또는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항상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권이 열악한 사람들을 보듬고 껴안듯이 진정한 인권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인권은 화해운동이요 사랑의 실천운동이라고 말한다.인권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도구가 되어 인권이 열악한 사람을 코너에다 몰아넣고 윽박지르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권을 다루는 사람들은 진실로, 평화적으로, 투명하게, 비정치적이어야 한다.-전쟁이 없어야 평화와 인권이 온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전쟁을 없앨수 있나?△ 한반도의 전쟁은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 밖에 안 된다.그러니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한반도에서 무력행위 하는 것, 군사훈련 하는것, 이런 모든 것들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국회에 보내야 한다.서구가 평화를 일궈냈을 때 시민의 자발적인 힘이 뒷받침했다. 오늘날 독일에 있어서 원자력을 버리고 대체에너지로 가야되겠다는 것은 독일 국민이 원자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정부가 가지고 갔기 때문이다.그와 똑같이 전쟁이 없는 평화스러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이 뭉쳐서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빠르다.-아웅산 수지 여사가 말씀하셨던 종교화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인류역사상 전쟁이 종교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종교의 본질이 굴곡돼 와전됐기 때문이다. 종교가 본래의 화해와 용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종교가 남을 침략하려는 종교로 둔갑해 버렸다.이제는 아웅산 수지의 얘기대로 종교는 자유이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존경을 해줘야 민주시민이며 인권선진국으로 우뚝 도약하는 계기가 된다.인권도시 광주에 해주고 싶은 말은?△ 광주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민주화에도 앞장섰고 우리나라의 화해에도 앞장을 서고 있는데 그래서 광주시가 평화 인권, 생태, 화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궈내는 그런 도시로 거듭나는 날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전 세계인이 다시 찾고 싶은 도시, 가고 싶은 도시, 광주로 만들어봐야 할 것이다.박경서 이사장은 대한민국 초대 인권 대사(2001-2007)와 국가 인권위원회 상임위원(2001-2004), 진실과 화해위원회 자문위원(2007-2010) 통일부 정책위원회 위원장(2007-2008), 경찰청 인권위원회 위원장(2006-2009)을 역임 및 현재는 유엔 인권정책센터 이사장, 국가인권위원회 자문위원 활동하며 한국 인권의 개척자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