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직격탄’ 유통가, 고육지책도 안통해

10억 경품· 대대적 할인 마케팅·한달 세일…기대치 하향
소비심리 위축·세월호 여파·월드컵 부진 등 ‘설상가상’

2014-07-2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세일’과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승부수를 내걸었지만, 대규모 할인 행렬에도 불구하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지난달 27일부터 한달 간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했지만, 장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세월호 참사 여파, 월드컵 대표팀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례적으로 정기세일에 10억원의 경품을 내거는 등 내수침체 극복에 사활을 걸었지만, 초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했다.롯데백화점은 기존 점포 기준으로 지난달 27~29일 매출이 작년 여름세일기간 첫째주 매출 신장률(11.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4.4%에 그쳤다.여름이라 레저 16.4%, 해외패션 10.3% 매출이 늘어나는 등 아웃도어와 해외패션 상품이 두자릿수 신장세를 보였지만, 여성패션(7.5%), 남성패션(5.9%), 주방용품 (7.1%) 등은 한자릿 수 신장에 머물렀다.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지난해 12월 블랙프라이데이(12억9000만원)보다 3억원 가량 감소한 10억원의 매출에 만족해야 했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하반기 매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인 만큼 여름 정기 세일은 백화점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대규모 프로모션(판촉활동)까지 쏟아 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지난해 10.8%의 신장률을 기록했던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3.7% 오르는 데 그쳤고,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작년 3.7%라는 저조한 신장률을 올해 역시 넘기지 못하고 이보다도 낮은 0.7%를 각각 기록했다.이중 신세계는 정기 세일에도 불구하고 6월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증권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6월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5.4% 감소한 1115억400만원으로, 영업이익은 21.3% 감소한 76억63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정기 세일 효과를 감안해 총매출이 1%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류 매출이 5% 이상 하락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한편 불황에도 선방하던 홈쇼핑과 소셜커머스는 역시즌 상품 판매로 호조세를 유지했다.GS샵은 지난 9일 역시즌 특별 방송으로 마련한 모피 방송에서 한시간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사는 2007년부터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지난 시즌 이월상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비롯, 겨울 신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홈쇼핑 관계자는 “한여름 겨울 의류 판매는 홈쇼핑의 대표적인 역시즌 마케팅 전략”이라며 “장기간 지속된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역시즌 마케팅은 인기를 끌고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특히 작년보다 역시즌 상품 판매가 한달 가량 빨라져 6월 초부터 모피 방송을 개시했다”며 “시간 대에 따라 다르지만 한겨울 판매에 맞먹는 프로그램 당 5~10억원의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CJ오쇼핑이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CJ오클락 역시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호재를 맞긴 마찬가지.역시즌 첫 상품으로 내놓은 네파 패딩점퍼의 경우 기존 단일상품의 평균 누적매출 대비 5~6배 높은 수준인 5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했다.이 회사는 오는 8월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고품질 상품을 차별화된 가격으로 입고해 매출 극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