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줄기세포 허브' 남는 의문들
2006-11-25 권민경 기자
황우석 교수가 ‘난자의혹’과 관련해 연구직을 제외하고 세계줄기 세포허브 소장직 등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19일 세계 각국이 참여해 출범한 줄기세포허브 발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황 교수가 2선으로 물러날 경우 그를 믿고 협력을 약속했던 각국의 줄기 세포 전문가들이 과연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새로운 책임자가 온다고 해도 황 교수가 여전히 연구팀에서 연구를 할 것이고 또 황 교수도 이제 연구에만 몰두 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세계 과학계와 네이처, 셀 등 권위있는 과학잡지들이 이번 윤리논란으로 인해 황 교수팀의 도덕성에 의심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향후 황 교수의 연구와 관련해 논문 심사가 까다로워지면 연구성과 발표도 그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황 교수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의 의혹은 없다고 말했지만 난자채취 심사과정, 연구비 조달내역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구영모 울산대 의대 교수는 “지난해 5월2일 연구원 난자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도 학회가 황 교수에게 공식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24일 기자회견에서도 해명되지 않은 의문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구 교수는 “한양대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난자채취 심사와 관련된 의혹을 들었다. 한양대 IRB가 심사했다고 하는 난자제공 동의서 하단에는 ‘서울대 수의과 생명공학팀’이라고 돼 있다는 것이다.
또 연구비에 공공자금이 들어갔는지 여부와 연구를 하지 않은 박기영 청와대 보좌관이 논문저자에 포함돼 있는 등 자의적 저자 기재 배경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현 단계에서 연구원 교육이나 법령 개정 등의 대안을 논의하는 것은 당장의 최대 과제인 사실관계 규명을 위한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며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더욱 순탄한 길을 가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사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youm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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