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짝퉁’ PB상품에 제과업계 ‘속수무책’

품질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 공략
저작권 모호해 법적 대응도 유명무실

2015-07-25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내수 부진 극복을 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유통 마진이 높은 자체브랜드(PB)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이들 제품은 기존의 유명 제과 제품들과 비슷한 ‘미투(Me too)’ 상품의 과자지만, 제과업계서는 이 같은 PB 제과 상품에 대응할 방안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있다.게다가 일부 소비자들도 유통업체의 PB제과 상품들에 대해서도 낮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품질을 소홀히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24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현재 홈플러스·롯데마트·이마트·세븐일레븐 등 유통업체 대부분들이 대형 제과업계의 대표 상품들과 유사한 상품을 PB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대표적인 PB상품으로는 홈플러스의 맛새우칩· 오징어땅콩·꽃게오징어스낵· 홈플러스샌드, 롯데마트의 통큰초코파이· 통큰감자칩· 통큰 울트라바, 이마트의 유별난 새우· 바닐라맛미니웨하스,세븐일레븐의 체다치즈팝콘 등이다.이 같은 PB상품들은 낮은 가격으로 무장하고, 무차별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대형 유통업체들이 기존의 제과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과 직접 계약해 PB제품을 생산, 기존 제과업체들의 제품 가격에 포함된 간접비용을 줄여 제품 가격을 낮췄기 때문.대형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자사는 34~36% 정도의 이익률로 제품을 생산한다면, PB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은 47%까지 이익률로 제품을 만들어낸다”며 “기존 대기업들은 임대료, 전기수도, 배송료, 공장 운용비용 등을 감안할 경우 그 단가를 맞출수가 없다”고 설명했다.이런 과정에서 PB제품들의 품질력이 낮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실제 지난해 식약처에 접수된 대형마트 PB 상품 이물 현황에 따르면 카스타드(홈플러스)4500에서는 인공치아가 발견되는가 하면, 이마트의 다수의 PB 상품에서도 곰팡이가 발견된 바 있다.이 같은 이물질 이외에도 PB제품들은 기존의 제과업체 상품보다 맛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발길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제품이 비슷해도 원료 배합 등이 달라 기존의 과자보다 PB상품들의 맛이 떨어진다”면서 “기존 제과업체 브랜드 파워가 강해 실제 매출에 있어서 PB상품으로 인한 타격은 적다”고 강조했다.한편 유통업체 PB상품들의 기존 제과제품과 유사한데 대한 법적인 대응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유통업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만 흡사하게 만들어 법망을 교모하게 피해가는데다, 흡사한 제품을 만들어도 저작권이 애매해 법적 소송이 어렵다는 것이 제과업계의 지적이다.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보통 PB제과 제품을 중소업체들이 많이 만들기 때문에 상생이나 상도 등 정서상으로 법적인 대응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