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권은희'에게서 ‘총선 김용민’의 그림자가…효과는?
[기획] 7·30 재·보궐 선거 판세분석 ⑧ 광주 광산乙
2015-07-25 김경탁 기자
새정치 공천 갈등 중심지…유시민 “공공재의 사적 사용” 비판
지역 승패는 확정이나 다름없지만 전체 판세 간접 영향에 관심
새정치연합 ‘공천갈등’의 중심
이곳은 6·4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광역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이용섭 전 무소속 의원이 18·19대에 걸쳐 재선했던 지역이다.이 전 의원은 광주시장 출마의 ‘배수진’을 치겠다면서 탈당 후에 의원직까지 내던졌지만 강운태 전 시장과의 단일화에 패배하면서 정작 본선에서는 중도하차했다.이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 이후 수많은 신·구 정치인들이 국회 입성의 첫 관문이자 최종관문이나 다름없는 새정치연합 공천을 받기 위해 활동을 벌였다.이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호남권의 대표적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꼽히는 4선 경력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었고, 천 전 장관 외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시정을 이끌었던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도 눈에 띄는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그런데, 정작 새정치연합에서 천 전 장관은 경선 배제, 기 전 부시장은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으로 경쟁 선상에서 제외하면서 많은 갈등이 불거졌다.정치권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로 꼽히는 이근우 광주시당 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 성격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졌고, 급기야 ‘경선 배제’를 당한 천정배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도부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났다.이 상황에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선택한 카드가 권은희 전 수사과정이다.권 전 과장 전략공천 소식에 천 전 장관은 즉각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불출마 선언을 해 공천 관련 내홍은 잦아드는 것 같았다.그러나 현 시점에서 권 전 과장을 공천한 것이 두 공동대표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한 꼼수라는 비난도 적지 않게 쏟아졌다.이에 대해 정의당 소속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같은 경우 “권은희라는 민주진보진영의 공공자산을 두 대표가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촌평하기도 했다.새누리당 쪽에서는 권 전 과장 공천을 ‘사후매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과정에 상부로부터의 외압이 있었다는 권 전 과장의 ‘양심선언’이 야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허위주장이었고 이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공천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새누리당이 이런 식의 논리를 펼 가능성은 ‘권은희 전략공천설’이 처음 나돌던 시기부터 야권 주변에서 이미 많이 제기되었다. 이 때문에 권 전 과정 공천이 이번 재보선 전체 판의 전략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권은희 후보 재산 축소신고 의혹 보도는 야권 전체를 패닉에 가까운 혼란으로 몰아갔다.선관위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보도를 적극 활용했고, 비난 대열에 통합진보당과 정의당도 동참했다.정치권의 ‘권은희 때리기’에 앞서 검찰과 경찰도 권 후보와 관련해 일부 극우단체 등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로 ‘흠집내기’에 나섰다.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예결위에서 “권 후보에 대해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됐고 고발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국회의원 권은희’ 사실상 확정
사법당국과 새누리당이 한마음 한뜻으로 ‘권은희 때리기’를 하고 있지만, 권 후보의 재보선을 통한 국회 입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새정치연합 텃밭이라는 지역구의 특성도 있지만 권 후보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생각할 때도 그렇다.천정배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면 혹여 모를 판세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권 후보에 맞서는 4명의 국회의원 후보들 중에 그에 필적할 정도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자신감을 드러낸 것인지 권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이번 선거를 ‘무결점 선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하지만 새누리당과 극우보수단체들은 권 후보가 살아온 인생 전체에 대해 흠집을 내려 동분서주고하고 있어서 이미 ‘무결점’을 말할 수는 없게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