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취재진, 위압적 태도 연구원 협박"논란

노 대통령 기고문에서 밝혀 또 다른 파장 예고

2006-11-27     김상영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황우석 교수 논란에 대한 언론보도와 관련해 심경을 밝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지난 27일 노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언론보도 및 극단적 사회 여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과학기술보좌관이 MBC PD수첩에서 난자기증문제를 취재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자들의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서 연구원들이 고통과 불안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면서 무슨 대책을 의논해 왔다"고 밝혀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MBC를 집단 성토하는 네티즌들에 대해 "MBC PD수첩이 그저 몰매를 맞는 수준이 아니라 12개 광고주 가운데 11개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취소했다"면서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피력했다.이어 노 대통령은 "막상 MBC 보도가 뭇매를 맞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른 걱정으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관용을 모르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걱정스럽다"면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획일주의가 압도할 때 인간은 언제나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 줄기세포 언론보도 관련 기고문 전문이다. 줄기세포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을 보며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에 관하여 MBC PD수첩에서 취재를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처음 취재방향은 연구자체가 허위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일로 황교수가 매우 힘들어 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 수십 명의 교수, 박사들이 황교수와 짜고 사기극을 벌이고 있고, 세계가 그 사기극에 놀아나고 있었다는 말인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지만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부터는 난자 기증을 둘러싼 문제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고 며칠 후, 과학기술보좌관이 MBC PD수첩에서 난자기증문제를 취재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자들의 태도가 위압적이고 협박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서 연구원들이 고통과 불안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면서 무슨 대책을 의논해 왔다. 이 자리에서는 취재의 동기와 방법에 관하여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물론 호의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그리고 그 이후 노성일 원장의 기자회견, MBC의 보도가 있었고, 그에 이어 황우석 박사의 기자회견에서 진지한 해명과 공직사퇴 선언이 있었다. 대체로 양해가 이루어지는 듯한 여론의 반응을 보면서 이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기는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윤리기준을 정비하고 다시는 이런 혼란을 겪지 않게 된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른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연구에 대하여는, 잘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국민들의 지지가 뜨거웠다. 모두가 이렇게 힘을 모아주면 국제적인 신뢰회복의 문제도 극복이 가능할 듯싶었다.이런 정도의 과정으로 사태가 수습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MBC PD수첩이 몰매를 맞는다는 것이다. 그저 몰매를 맞는 수준이 아니라 12개 광고주 가운데 11개 광고주가 광고계약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나도 MBC의 이 기사가 짜증스럽다. 그리고 취재의 계기나 방법에 관하여도 이런 저런 의심을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연구과정의 윤리에 관하여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방법이 꼭 이렇게 가혹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그러나 막상 MBC의 이 보도가 뭇매를 맞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른 걱정으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관용을 모르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걱정스럽다.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획일주의가 압도할 때 인간은 언제나 부끄러운 역사를 남겼다. 항의의 글, 전화쯤이야 있을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그 정도는 기자와 언론사의 양심과 용기로 버틸 일이다. 그러나 광고가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면 이것은 이미 도를 넘은 것이다. 저항을 용서하지 않는 사회적 공포가 형성된 것이다. 이 공포는 이후에도 많은 기자들로 하여금 취재와 보도에 주눅 들게 하는 금기로 작용할지 모른다. 각자에게 자기의 몫이 있다. 기자들은 기자들이 할 일이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이다. 서로 다른 생각이 용납되고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이런 걱정이 되던 차에 반가운 기사 하나를 발견하고 다소 마음이 놓인다. ‘일그러진 애국주의가 번진다’는 한겨레신문 기사다. “아! 그래도 우리 사회에 비판적 지성이 살아 있구나.” 물론 한겨레도 좋을 때 보다 불만스러울 때가 훨씬 많다. 신문이니까. 그래도 나는 이런 기사에서 미래를 본다. 반가운 김에 한겨레 기사 전문을 소개한다.

2005년 11월27일
대통령 노 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