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의 역습’ 디저트 풍속도 바꿨다
커피 제친 여름철 후식 ‘강자’ …PB 빙수 제품도 인기 고공행진
2015-08-05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서울 당산동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A점 대표 김모씨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영세한 커피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꾸준한 손님 발길로 이제는 2호점 장소를 물색중인 것.인근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점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평일·주말 한산할 틈이 없다.김모씨는 “소규모 커피 가게로 출발했지만, 우리 만의 비밀병기인 수제빙수가 큰 인기를 끌면서 불과 2~3년 사이 매출이 크게 올랐다”며 “특히 여름철 주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제치고 최근 빙수 실적이 월등히 앞서 빙수 신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귀뜸했다.김씨네 커피전문점처럼 커피에 국한됐던 후식 메뉴가 지고 빙수 열풍이 부는 등 최근 여름철 후식 풍속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건강한 먹을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실제 업체들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프리미엄 건강 빙수’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신메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5일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해 6월 팥빙수가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하면서 아메리카노를 제치고 매출 비중 1위에 오른 바 있다. 월별 기준으로 팥빙수 매출이 아메리카노를 넘어선 것은 처음있는 일.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지난 3월 이 회사가 선보인 ‘초코악마빙수’도 약 25만개가 팔려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와 파스쿠찌도 빙수 매출이 급증했다. 배스킨라빈슨은 빙수 ‘엄마는 외계인’ 인기에 힘입어 5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파스쿠찌는 5월 중순부터 빙수 매출이 급증하며, 지난달 빙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가량 증가했다.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드롭탑은 지난 4월 선보인 프리미엄 눈꽃빙수 ‘레인보우 아이스탑’ 7종이 출시 두 달만에 26만개 이상 판매되며 지난해 동일기간 대비 233% 상승했다.김형욱 드롭탑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해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최초로 눈꽃빙수를 출시해 호평을 받은 것에 힘입어 올해에는 총 7종을 출시, 메뉴 확대는 물론 원재료 품질 향상과 비주얼 강화에 집중했다”며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장마철 고온 다습한 날씨 때문에 여름 메뉴의 판매량이 급속하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한편, 올 여름은 편의점들이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내놓은 팥빙수 제품도 커피전문점 브랜드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일례로 세븐일레븐의 ‘우유빙수 설’과 CU의 ‘CU우유팥빙수’, GS25의 ‘라벨리 팥빙수’ 등은 일반 아이스크림 판매를 추월하며 인기를 구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