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윤 일병 사건’ 현장조사…지휘관 ‘무관심’ 질타

사고 의무반, 본부와 200m 떨어져…점호·순찰 잘 안돼
“관리부실 등 직무유기…은폐의혹 등 집중 재조사해야”

2014-08-05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국회 국방위원회는 5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육군 윤모 일병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 사건이 발생한 경기 연천의 28사단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국방위원장인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한 국방위 소속 여야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헬기 편으로 사건 현장으로 이동해 윤 일병이 근무했던 28사단 포병대대 의무반 등을 둘러보고 부대 관계자로부터 사건 당시 상황을 보고 받았다.숨진 윤 일병이 근무했던 의무반은 소속 본부와 200m가량 떨어져 지난해에는 점호도 따로 받지 않고 순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현장 확인 결과 드러났다.
황 위원장은 “밖에 공중전화도 있고 (폭행을 하면) 옆에서 소리도 들리는데 조금만 신경 쓰면 모를 리 없었다”면서 “완전히 사각지대였고, 또 대대에서 떨어져서 관심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윤 일병이 의식을 잃자 가해 병사들이 구급차에 실어 외부 병원으로 후송했다는 보고를 접하고 “어떻게 사병이 제멋대로 구급차를 대고, 일직 사관에 보고 하느냐”고 지적했다.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옆 생활관에서도 소리가 들리는데 구타가 일상화돼서 신경을 안쓴 것 아니냐”면서 “여기서 사망상태였다면 변사, 또는 준변사 사건인데 어떻게 최초 보도자료를 음식물을 먹다가 죽었다고 내느냐”고 비판했다.같은 당 안규백 의원도 “어떻게 몇 달 동안 감지를 못하느냐”고 지휘관의 무관심을 질타했다.국군 기무사령관 출신인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1차적 책임은 본부포대 행정관과 매일 순찰을 다니게 돼 있는 주임 원사에게 있다”면서 상급자의 관리부실을 지적했다.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미 후송할 때 뇌사상태였는데 군은 처음에 회식 중이었다고 허위 보도자료를 낸 것 아니냐”면서 “은폐 수사를 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군의 은폐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했다.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음식물을 억지로 먹이는 것도 고문 행위”라면서 “제대로 순찰하지 않고, 관리하지 않은 데 대한 직무유기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에 대해 사건을 수사했던 문병규 6군단 헌병대장은 “사망은 저희가 판정하는 게 아니라 의사가 판정하는 것으로서 후송 동안 맥박이 약간 있었다고 한다”면서 “헌병대로서는 전혀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또 다른 헌병대 관계자는 “전임 대대장 때는 (소속 본부가 아닌) 다른 포대에서 의무반을 담당하도록 했다”면서 “책임 있는 간부들이 제대로 안했고, 지휘계통 신고가 안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위원들은 해당 부대의 병사들로부터 직접 애로 사항을 듣기 위해 이병부터 병장까지 20여명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황 위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남아 있는 부대원들이 심적인 충격에 빠질 것을 우려하며 “용기를 잃지 말고 군복무를 성실히 해 달라"면서 "일부 사람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하나도 없다”고 당부했다.윤후덕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기 사병들이 고생하는데 휴가를 보내달라”고 즉석에서 요청해 해당 부대 연대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사병들에게 4박 5일 휴가를 약속하기도 했다.이날 현장 방문에는 새누리당에서 김성찬·홍철호·손인춘,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