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용성' 전 경제부총리들 물망
차기 두산그룹 회장 뒷말 무성
2006-11-29 김상미 기자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이 사퇴한 이후 두산이 외부 수혈을 통해 과연 누구를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할 것인지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높다. 두산은 새 회장을 모시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구성된 비상경영위가 일단 그룹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재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새로운 회장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두산의 새 회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이 전 부총리는 지난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초대 금융감독원 원장을 지내고 2000년 첫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쳐 2004년부터 올해초까지 재경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낸 국내 대표적 경제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이 전 부총리가 두산의 새 회장으로 등극한다면 두산 사태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된 두산으로서는 이미지 갱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 전 부총리는 관료 말고도 외국계 투기 펀드에 맞선 ‘이헌재 펀드’를 운용해본 ‘CEO 경력’까지 갖추고 있어 두산그룹 새회장으로써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전 부총리가 두산의 이같은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의 지배구조 개선과 총수 일가로부터 독립적 CEO 역할을 과연 할 수 있겠느냐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두산은 이달 초 진념 전 재경부 총리를 영입대상으로 거론했다는 루머가 돌았다. 당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던 두산은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일각에서는 지난 1991년 두산의 페놀 사태 사건을 지적하며 두산의 새회장 모시기 소문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두산은 지난 91년 페놀 사태로 위기를 맞자 당시 박용곤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대한상의회장 출신이었던 정수창을 영입한 바 있다 하지만 두산 총수 일가가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년. 현재 두산은 이같은 소문이나 분위기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두산은 유병택 부회장이 이끄는 비상경영위원회가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확보 등 2대 혁신과제를 화두로 실무적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회장을 영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아직 회장 선임은 시기상조라는 것. 하지만 두산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유병택 부회장이 박용성 전 회장 일가와 오랜 세월 고위 경영진으로 지내왔다는 점 등으로 인해 비상경영위원회는 출발부터 강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이 때문에 두산을 이끌 수있는 신임 회장 선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새로운 회장은 두산을 개혁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에다 오너일가로부터 강한 힘을 얻어 앨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 재계의 전문 경영인 보다는 관료 출신에 힘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eci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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