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사건 현장검증 실시
[매일일보 김정종기자]
포천 빌라 고무통 살인사건을 수사중인 포천경찰서는 7일 시신이 발견된 빌라에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에는 구속된 이모(50 여)씨만 참석했고 큰 아들 박모(28)씨는 언론노출을 꺼려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경찰 호송차를 타고 오전 9시30분께 검은 색 모자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의 빌라에 도착 1시간 가랑 현장검증 했다.
경찰은 전날 이씨와 이씨의 아들 박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진실에 가까운 반응이 나타나 진실 여부 판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국과수에 재검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10년 전 집에서 자연사했고, 경찰 수사를 받는 게 두려워 시신을 고무통에 넣은 뒤 방으로 옮겨 보관했다”고 말한 이들 모자의 진술이 아들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로만 본다면 거짓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이씨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거짓진술도 일부 드러나자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구속된 이씨의 빌라 작은방 고무통에서 부패된 채 발견된 시신 2구 중 1구인 A(49)씨는 이씨가 “예전 직장 동료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범행을 시인했으나 시신 아래에서 발견된 남편은 “10년 전 자연사한 것”이라고 주장, 장기간 사체를 은닉한 것을 두고 여러 의혹을 낳았다.
경찰은 남편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고, 행적을 추적해 2004년 포천의 농장에서 관리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뒤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시신 2구가 발견된 고무통 안의 침전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결과, 이씨가 살해 혐의를 인정한 A(49)씨 시신에서는 졸피뎀과 독실아민 등 수면제 성분 2종이, 박씨의 시신에서는 독실아민만 각각 검출됐다.
경찰은 이씨의 빌라에서 독실아민 성분이 든 수면제가 발견된 만큼 이씨가 수면제를 사용해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이씨는 숨진 A씨에 대해 “술을 마시고 말 다툼을 하다 스카프로 목을 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집 고무통에서 발견된 시신 2구 중 1구인 예전 직장동료 A씨를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하고 고무통에 넣어 유기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