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교황 뜻 본받자” 한목소리 속 ‘미묘한 시각차’
與 “화합·통합의 정치해야” vs 野 “‘세월호 정국’ 풀려야”
2015-08-14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여야 정치권은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한 목소리로 환영하며 “교황의 뜻을 본받아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화합과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다만 양측은 ‘화합과 통합’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나타냈다.새누리당은 교황 방문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정치권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무성 대표는 이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황의 방한을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환영 드린다”면서 “방한 기간에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할 예정인데 우리 정치권도 교황의 뜻을 본받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어 “교황께서는 배척과 불평등은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갑과 을이 함께 배려를 통해 공조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생각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권은희 대변인도 논평에서 “모든 특권을 내려놓은 빈자의 성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방한이 대한민국이 화합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깃드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권 대변인은 특히 “교황의 메시지와 실천은 그간 서로 불신하며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지 못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만들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권과 국가가 되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다지게 한다”면서 “교황 방한으로 사회 균열과 갈등이 지혜롭게 풀려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반면 야당은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꼬여 있는 세월호 정국이 풀리길 기대했다.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04년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 화재사고로 194명이 희생됐을 때 ‘우리는 충분히 울지 않았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막혀 있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는 심정으로 교황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정치권이 ‘정치는 고귀한 활동이다. 공동선을 위해 순교자와 같은 헌신을 요구한다’는 교황님의 무거운 가르침을 새긴다면 세월호 유족의 간절한 진상 규명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교황 방한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월호 대참사를 두고도 제대로 된 반성은커녕 특별법조차 거부하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맹성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4·16 이전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소중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