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지배구조개선 ‘여전히 안개 속’

회사 관계자 ‘내년 1.4분기 돼야 가닥 잡힐 듯’

2006-11-30     권민경 기자

박용성 전 회장 국제 활동 재개 ‘그룹과 관계없어’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발표 이후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두산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통해 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일각에서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를 만들 것이다’ 라고 추측하기도 하고 또 ‘SK와 같은 사외이사제 확대로 가지 않을까’ 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둘 다 여의치가 않다. 첫 번째 안은 막대한 시간과 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고, 반면 두 번째 안 만으론 업계에서 신뢰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비상경영위원장을 맡은 유병택 (주)두산 부회장은 “SK식 사외이사 강화 방안 과 LG식 지주회사 제도 등이 주요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 두 제도 모두 장점이 있는 반면 제약과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벤치마킹 대상의 장점들만 모아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주)두산을 지주회사화 하는 방안과 함께 각 계열사 이사진의 70%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산그룹 관계자는 “LG식이니, SK식이니 하는 것은 다 섣부른 추측에 불과하다” 며 “아직 어떠한 밑그림도 나온 것이 없다” 고 소문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상경영위가 어떤 식의 개선 방안을 내놓을지는 모르지만 연내에 가시적 결과물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면서 “아마도 내년 1.4분기 정도가 되면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방안을 모색 중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그룹 박용성 전 회장이 짧은 기간의 칩거를 마치고 국제 활동을 재개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과 프랑스 파리에서 각각 열리는 국제유도대회와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선 물러났지만 국제기구의 직함은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중순에는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의 부대행사에 ICC 회장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기도 하다. 박 전 회장의 이 같은 대외활동 재개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철저히 국외활동에 국한된 것” 이라고 강조하며 “그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활동들이다” 고 못 박았다.그런가하면 박용오 전 회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직을 전격 사퇴해 박용성 전 회장과 상반된 행보를 보여줬다. KBO는 25일 박 총재가 일신상의 이유로 12월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총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난 98년 구단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로야구 수장에 올라 재임기간 7년이라는 최장수 기록을 세운 박총재는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보장돼있으나 최근 두산그룹 내 분란의 여파로 조기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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