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호가 올랐지만 거래는 부진

규제완화 이후 매도와 매수 가격차 벌어져

2015-08-18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수도권에서 내집마련을 준비 중인 김모(41)씨는 최근 고민이 늘고 있다.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매물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수도권 부동산시장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강남의 재건축시장의 매매가격의 상승세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기대감 상승 효과로 실거래는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18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취임한 이후 수도권아파트 시장은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경우 전주보다 0.05%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14일(0.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서울은 재건축아파트 가격 상승률(0.14%)이 전주(0.15%)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반아파트도 0.03% 오르면서 주간 상승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신도시도 0.03%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경기·인천도 전주보다 0.02% 상승했다.하지만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실 거래량은 좀처럼 늘고 있지 않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간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지난주에만 0.09% 매매값 상승률을 보인 강남도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운데 매물이 회수되거나 가격이 올라 거래량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포동 주공1단지, 주공3단지 등은 200만원~1000만원가량 올랐다.잠실주공5단지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렸지만 오른 가격에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시세가 500만원 하락하기도 했다. 이외 강동·노원 등도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할 뿐 그 외 거래는 한산했다.

신도시도 서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평촌도 저가매물이 대부분의 거래를 차지했다. 산본은 전세물건을 찾지 못한 일부 세입자들이 매매물건을 구하면서 일부 지역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주 0.04%의 높은 매매가격 상승세를 보인 광명의 경우 광명뉴타운 무산이 잠재적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7년 광명·철산동 일대 23개 주택 재개발 지역을 묶어 추진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이미 11개 구역이 주민 요청에 따라 지정 해제된 데 이어 나머지 12개 가운데 6곳 주민들도 지정 해제를 신청했다.이에 광명시도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2일 개발과 관련한 건축심의 등 모든 행정절차를 멈추기로 했다. 해제 구역은 시의 자료조사와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제 여부가 이르면 10월쯤 나올 예정이다.평촌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시세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매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기대감에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고 있는 가운데 매수자들은 저가매물에 집중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성사되는 거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