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흐름이 바뀐다…금융권 ‘생존전략’ 고심

주식·제2금융권 돈 몰리고 은행 자금이탈

2015-08-2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권이 기준금리 인하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초저금리 기조로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데다 이익의 가장 중요한 토대인 예대마진이 축소됐기 때문이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보험사, 제2금융권, 증권사 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자금시장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하반기 영업전략을 재점검하고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자금시장에서 변동은 주식시장에서 엿보인다. 정부의 시장활성화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늘고 있다.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6조1000억원으로 금리인상 전날(13일 15조5000억원)과 비교해 영업일 기준으로 2일만에 6000억원 가량 늘었다. 금리 인하가 예고된 한달전 14조7000억원(7월16일)보다는 1조4000억원 증가했다.단기자금 성격의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펀드 역시 45조2000억원, 9조2000억원으로 한달새 각각 1조6000억원, 1조2000억원 가량 늘었다.시중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0.2~0.5% 포인트 가량 높은 신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박규희 신협중앙회 차장은 “서울에 있는 지점의 경우 이달 18일까지 들어온 돈이 7월말보다 2515억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측도 “예금이 현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증가세는 맞다”고 설명했다.이는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자금흐름의 방향성을 잃은 은행권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개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18일 94조1000억원에서 95조1000억원으로 늘었지만 하나은행은 70조2000억원에서 59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이러한 움직임에 금융권은 대응책을 고심중이다.금융권 대부분이 이자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금리인하가 수익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이익이 연간 27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자산가 등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노력도 강화하는 추세다.ELS, 주가지수연동예금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고객을 유도하고 중국위안화 예금 등으로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다.증권사들은 중위험 중수익 수요가 늘면서 ELS 상품출시를 확대하고 최근에 주춤한 주식형 펀드의 유치를 위한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신규펀드 가입고객에게 3개월간 매달 5000~3만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내달말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