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돈 대이동…금리 2.6%에도 ‘5분 완판’

전문가들 “원금 손실 여부 등 주의해야”

2014-08-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 예금의 기본금리가 연 1%대까지 내려가는 초저금리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재테크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25일 중국 국영은행의 신용과 연계한 사모펀드의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으로 작지 않은 금액임에도, 접수 5분 만에 판매한도 10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같은 날 모집한 주가연계펀드(ELF)도 판매 개시와 동시에 100억원 어치가 모두 팔려나갔다. 유럽 주가지수가 하루 10% 이상 폭락하지 않는 한 연 3.8%의 수익률을 보장하자 투자자들이 우르르 몰려든 결과다.한은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2.5%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도 기본금리는 연 1%대 후반, 우대금리를 합쳐도 연 2%대 초반인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국민은행이 지난 21일 내놓은 목포 산업단지 조성 관련 기업어음(CP)은 410억원의 판매 한도가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됐다.연 3.4%의 높은 금리에다 목포시가 사실상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이어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은행이 13일 판매한 금리 3.6%짜리 SK건설 관련 기업어음도 하루만에 100억원 어치가 모두 팔려나갔다.완판 행진은 저축은행과 증권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유니온저축은행이 150억원 한도로 내놓은 연리 3.35%의 특판 정기예금 상품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14일 완판됐다. 참저축은행이 18일 내놓은 연 3.3% 특판 정기예금도 100억원 어치가 지난주 모두 팔려나갔다.증권가에서도 대우증권의 ‘몽골 무역개발은행 사모펀드’, ‘특별한 환매조건부채권’, 신한금융투자의 ‘세이프 공모주랩’ 등 판매 개시 후 5분 만에 판매가 완료되는 ‘5분 완판’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카드 가입, 신규계좌 가입, 월급통장 이체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지금껏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았던 고금리 예금도 최근 들어서는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농협은행의 ‘법사랑플러스 적금’은 기본금리 연 2.41%에 카드 사용, 주택청약저축 신규 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연 3.41%까지 금리를 높여주는 상품인데, 한은의 금리인하 후 일주일 간 판매액이 전주보다 30% 급증했다.기본금리 연 2.6%에 창조경제 포털인 ‘창조경제타운’ 회원 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연 3.8%까지 가능한 ‘KB창조금융적금’도 같은 기간에 판매액이 30% 가까이 늘었다.우리은행의 ‘우리함께 행복나눔 통장’은 기본금리 연 3.0%에 최대 3.0%의 우대금리를 주는데, 한은의 금리인하 후 일주일 동안 1만명이 넘는 고객이 신규 가입했다. 최고금리 연 5.5%인 하나은행의 ‘난 할 수 있어 적금’도 같은 주 1만여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중국계 은행들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판매하는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연 3% 안팎이라는 입소문에 투자가들의 관심이 폭증, 올해 들어 가입액이 10조원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전문가들은 은행 예금의 기본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예·적금만을 믿는 재테크 전략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나 중도 환급 여부 등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