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민은행에 ‘기관경고’…임직원 68명 제재

이건호 행장은 경징계 조치

2015-08-28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고를 일으킨 국민은행에 경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앞으로 해외 점포진출이 쉽지 않게 됐으며 해외채권 발행에서도 높은 차입금리를 부담하는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금감원은 직원 6명에 대해선 면직통보하는 등 전·현직 임직원 68명에게도 제재를 통보했다.금감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국민은행 본점 부문검사 결과를 발표했다.검사결과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관련해서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본점 주택기금부와 영업점의 차장급 직원 2명이 공모해 위조채권을 이용해 1265회에 걸쳐 111억86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주택기금부의 박모 차장은 3년 8개월동안 강북지점 진모 차장과 짜고 만기(10년)가 도래해 소멸시효가 임박한 국민주택채권을 현금상환하거나 중복상환, 위조 등의 수법을 썼다.박씨는 이런 방식으로 88억원을 진씨는 23억8000만원을 챙겨 빚을 갚고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에 썼다. 두 사람은 이로인해 지난달 1심에서 각각 징역 11년, 9년을 선고받았다.경기도 일산 행신동지점 직원 4명은 박씨와 진씨를 도와주고 대가로 최고 1억2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 서울 강북지점 직원 9명은 채권 소지자가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명의로 105억원을 현금상환하기도 했다.국민은행은 또 5000억원대의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한 도쿄지점의 관리를 사실상 방치했다.도쿄지점에서 금품수수, 차명송금, 환치기, 사적 금전대차 등 비위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졌지만 지점의 내부통제와 경영실태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전직 상임 감사는 2012년 11월 자체감사에서 신용등급 임의 상향, 담보가치 과대평가 등으로 여신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등 규정에 위반한 사례를 발견하고도 감사보고서에 누락하고 감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검사결과 나타났다.해외점포의 리스크관리 업무도 태만했다. 도쿄지점이 신용등급이 낮은 한국계 고객을 상대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불리한 영업여건에서 여신잔액이 60%나 증가했지만, 본점 차원의 리스크 실태조사나 신용감리는 한 번도 없었다.임직원 징계는 국민주택채권 횡령 관련 51명, 도쿄지점 관련 18명이다. 여기에는 면직(6명), 정직(2명), 문책경고 및 감봉(11명) 등 중징계자도 포함됐다.이건호 국민은행장은 경징계를 통보받았다.검사에 참여한 금감원 검사 관계자는 "신뢰가 생명인 은행업의 임직원으로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한심할 정도"라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