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한글 불교개론서 ‘불법총론’ 문화재 지정
19세기 이전 보고 사례 없는 한글 불교 개론서
2015-08-31 강태희 기자
[매일일보] 19세기 이전 보고 사례가 없는 한글 불교개론서 ‘불법총론’ 등 불교관련 문화재 4점을 비롯한 조선후기 문화재 8점이 29일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경기도는 지난달 22일 경기도문화재위원회(유형분과)에서 심의 의결된 불법총론, 대혜보각선사서, 파주 검단사 아미타불회도, 고양 흥국사 영산회상도, 조돈영서, 정조 어필 비망기, 정조사 조심태어찰첩, 정조사 박종보어찰첩 등 8점을 경기도 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양주 송암사 소장 ‘불법총론’은 불교의 이치와 개념을 여러 경전과 선어록(선사들의 언행을 담은 기록)을 인용하여 문답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불교개론서로서 천마산 승려 보일이 경진년(1880년)에 필사한 것으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언해본 경전과 달리 희귀본인 불교개론 필사본이며 순 한글로 정리된 조선시대 불교개론서로서는 최초로 소개되는 귀중한 자료이다.함께 지정된 포천 왕산사 ‘대혜보각선사서’는 송나라 임제종(중국 선종 5가의 한 파) 승려인 대혜종고의 편지 글을 모은 책으로 ‘도(道)의 깨침은 신심(信任感)에 달려 있다’는 사상을 기저로 알음알이에 집착하지 말도록 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18~19세기 불교화풍이 잘 표현된 ‘파주 검단사 아미타불회도’, ‘고양 흥국사 영산회상도’는 당시 상당한 활동을 보여주었던 수화승 ‘찬종’, ‘해운일환’, ‘상훈’의 작품으로 19세기 후반에 유행한 청색이 사용되는 등 경기화풍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상훈’은 조정에서 실시하는 단청 작업에 참여한 바 있어 18세기 말 대표적 화승의 작품성을 엿볼 수 있다.그 외 사도세자(1735~1762)가 대리청정(1749~1762)시절 조돈(趙暾1716~1790)에게 경기관찰사로 제수하면서 내린 ‘조돈 영서’와 정조가 좌의정 채재공(1720~1799)을 파직한다고 친필로 작성한 비망기, 정조가 수원부사 조심태(1740~1799)에게 보낸 어찰첩인 ‘정조사 조심태어찰첩’과 순조의 생모인 수빈박씨의 큰 오라버니 박종보(1760~1808)에게 보낸 어찰을 모은 ‘정조사 박종보어찰첩’도 함께 지정됐다.지정문화재 조사에 참여한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송일기 교수는 “금번 지정된 문화재는 불교문화의 저변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양주 송암사 ‘불법총론’은 순 한글 불서로서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는 순 한글 불교개론으로 당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불교 이해의 장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한글본 불교개론의 가치를 재부여 했으며, 이번 지정으로 도 지정문화재는 8점 증가한 655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