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입찰 담합' 건설사 13곳 벌금형

2014-09-01     이춘만 기자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나눠 먹기식으로 담합한 중·대형 건설사 10여 곳이 무더기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류호중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우건설 등 13개 건설사 법인에 대해 벌금 4천만원∼1억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류 판사는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 인천 지하철 2호선 공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특히 중요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13개 건설사 중 6곳은 서울 지하철 7호선 담합사건으로 기소돼 2008년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형을 받고도 이 사건 담합에 가담했다"며 "이런 담합 행위가 과연 근절될 수 있을지 적지 않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에 맞춘 무리한 공사일정이 담합 행위의 한 원인으로 보이고 입찰참가 제한과 최대 160억원의 과징금부과 등 피고인들에게 적지 않은 불이익 처분이 부과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우건설 등 13개 중·대형 건설사는 2009년 4월께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13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공구별로 낙찰자와 투찰 가격 등을 사전에 정해 담합한 혐의로 지난 3월 기소됐다.  

13개 건설사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이다.

이 가운데 7개 대형 건설사는 서로 경쟁을 피하기 위해 2∼3차례에 걸쳐 담당자들끼리 사전에 만나 공사 공구를 배분했다. 또 나머지 중견 건설사도 같은 방법으로 대형 건설사가 정한 공구를 빼고 나머지를 나눠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은 국내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시공 실적 최상위 업체들로 '4대강 살리기 공사 담합',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담합'과 동일한 수법으로 낙찰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2009년 1월 발주한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는 인천대공원과 서구 오류동을 잇는 총연장 29.3㎞의 노선으로, 총사업비는 2조1천6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