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수련집단의 엽기적 행각 '충격'

정신수련원 회원 수십명, 원장 살해 및 조직 장악 시도 미수 사건

2010-12-17     매일일보

공무원, 의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포함된 종교단체 성격의 수련원 회원 수십명이 원장을 살해하고 조직을 장악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이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회원들에게 복용케 한 뒤 집단 성관계 장면을 비디오로 찍고 이를 미끼로 자신들의 세를 확장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국단위 규모의 H수련원 모 지역 회원이던 A씨(53) 등 10여명은 지난 2006년께 규모가 큰 광주지역 수련원을 장악하기 위해 원장 B씨(55.여)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뒤 광주로 이주했다.

이들은 먼저 세력을 불리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H수련원 광주 회원 포섭에 나섰다.

회원 포섭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의약품이 사용됐다. 이들은 수련원 강의실에서 회원들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음료수에 섞어 마시게 한 뒤 집단 성관계를 맺도록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집단 성관계 장면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 회원들이 자신들의 포섭망을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이용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B씨를 살해하기 위해 청산가리를 커피에 타 건네는가 하면 계단에서 밀어 넘어뜨리는 등 B씨와 B씨 가족을 23차례에 걸쳐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에는 행정공무원과 치과의사, 교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B씨가 피해사실을 경찰에 알리면서 수사가 진행됐고, A씨 등은 경찰에서 자신들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육체가 저지른 죄는 죄가 아니며, 마음이 저지른 죄가 죄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엽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향정신성의약품 구입 경로와 회원 포섭 과정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