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김혜경 미국서 체포

2014-09-05     이춘만 기자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해 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최측근으로 검찰의 추적을 받아온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가 미국 현지에서 체포됐다. 

5일 법무부와 인천지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미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김씨는 90일짜리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갔으나 세월호 사고 이후 검찰은 김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수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자 검찰은 즉각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또 이민관세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사법당국에 요청해 그의 체류자격을 취소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령도 내렸다.

김씨는 유씨의 두 아들 대균(44·구속기소)·혁기씨에 이어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
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해외 도피 중인 인물은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와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만 남았다.

이미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된 장녀 섬나(48)씨는 국내 송환을 위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씨의 최측근인 김씨가 오랫동안 유씨 일가의 재산을 관리해 온 만큼 계열사의 횡령 및 배임 행위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당국이 곧바로 강제추방 절차를 밟으면 김씨 송환은 1∼2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김씨가 귀국을 거부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 등에 이의를 제기해 소송을 내면 송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씨가 미국 현지에서 체포되면서 이제 남은 해외 수배자는 혁기씨와 김 전 대표 등 2명뿐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는 섬나씨의 신병은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국내 송환 절차만 았다.  

세월호 사고 당시 미국에 체류하던 혁기씨는 현재 인터폴 공조 수사에도 소재가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벗어나 남미 등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표도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금수원에서 열린 측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그도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 면제프로그램으로 출국했으며 체류자격이 취소돼 현재 불법 체류자 신분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미국 수사 당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이른 시일 내에 나머지 해외 체류자의 신병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