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임영록 회장 “범죄행위 준하는 문제 없었다”

“인사 개입·심각한 전산오류 없어” 주장

2015-09-0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이 징계 근거가 됐던 인사 개입 등에 대해 “근거 없다”고 주장했다.임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KB금융그룹에 ‘범죄 행위에 준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얘기하지만, 인사 개입이나 심각한 전산 오류 등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발표하며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기종변경 절차 진행과정에서 이사회 안건 왜곡 및 허위보고 등 범죄행위에 준하는 심각한 내부통제상 문제가 표출됐다”고 지적했다.임 회장은 “유닉스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1억건 작업 중 450만건 오류가 발생하고 1700회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하지만, 이는 거래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상적 오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금감원은 국민은행의 기존 IBM 전산 시스템을 유닉스로 전환하는 테스트 과정에서 심각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KB금융지주 경영진이 이를 은폐해 이사회에 보고토록 국민은행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히기도했다.그는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오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으며 이는 충분히 보정할 수 있다”며 “IT 전문가를 추천해 이를 검증토록 한다면 내 얘기가 맞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임 회장은 “유닉스로의 전환 비용을 축소해 보고했다고 말하지만, 최초의 견적 가격에서 여러 번 경쟁을 시키면서 가격이 낮춰졌을 뿐”이라며 “IBM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는 비용이 부풀려졌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국민은행 주 전산기를 유닉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지적도 부인했다.임 회장은 “지주사 회장이 자회사 본부장급 이상의 인사는 협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인사 개입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황당하다”며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을 추천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해 말 국민은행에서 (IT본부장 인사 관련) 문서가 와서 원안 동의를 한 후 인사권자인 은행장이 결재를 했다”며 “인사권자인 은행장이 결재한 사안을 놓고 인사 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해서는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임 회장은 “(주 전산기 교체 문제는) 내부 프로세스틀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협의도 없이 금감원에 고발하고, 다시 검찰에 고발했다”며 “내부 직원을 다시 형사고발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그는 “(이 행장이) 조직을 흔들고 떠났다”며 “직원들 마음을 안정시키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밝혔다.템플스테이에서 이 행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논의하기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회사 대표들과 화합을 위한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소명을 했고, 제재심의위원들이 충분히 납득을 해서 (경징계가) 나왔다”며 “2주 동안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는데 최종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고 지적했다.오는 12일 금융위의 징계 심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가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금융위 징계 심의가 중징계로 나오면 승복하겠냐는 질문에는 “최선을 다해 소명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금융당국과의 갈등이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LIG손보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 나왔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우선협상대상로 선정됐다”며 “금융당국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 행장의 사임으로 인한 비상경영체제 가동에 대해서는 “지주사도 매일 비상경영회의을 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며 “은행도 박지우 행장대행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