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분리 앞둔 농협, 문어발 확장 여전
남의 밥그릇 탐내다 또 탈날라
농협, 신경분리 앞둔 상황에서 보험업, 주유업, 건설업까지 진출 ‘눈총’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비리 백화점이란 비난을 한 몸에 받아온 농협중앙회가 여전히 문어발 사업 확대를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농협이 최근 신경분리를 한 데에는 과거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에 정부가 농협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직접 나섰지만, 여전히 농협은 이런 가운데에서도 보험업을 비롯한 주유업, 건설업 진출까지 호시탐탐 노리면서 몸집 부풀리기에 혈안이 된 작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농협이 아직도 ‘그 때 그 시절’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수익사업에만 눈이 멀어, 문어발식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매일일보>이 신경분리를 코앞에 둔 농협이 또다시 어디까지 문어발을 뻗쳤는지 알아봤다.
지난 15일, 농협중앙회(이하 농협) 신경분리가 마침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두고서 여전히 옥신각신 말들이 많기 때문.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은 소리 소문없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 질타를 받고 있다. 향후 두 개의 지주사로 완전히 분리되면 현 사업만 가지고서 기존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 남의 밥그릇까지 기웃기웃 거리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농협
실제로 농협은 지난해 정대근 전 회장이 세종증권 인수와 관련해 50억원대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자산관리업계로 진출했으며, 이어 현 최원병 회장이 수장에 오르자마자 농협개혁이 단행됐음에도 불구, 보험업 진출과 주유업 그리고 건설업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반면, 농협은 소비자들에게 농협이 보험 시장에 진출하면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보험료가 8~9% 정도 내려가 오히려 더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험업계의 비판과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다시한번 농협의 보험업 진출을 두고서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 주유업자들은 “농협이 하나로마트 등 대형유통센터 내에 주유소를 설립하게 되면 지역 이용고객의 유출과 농협 주유소의 저가 공세에 밀려 인근 영세 주유소들이 경영난이 불가피하다”며 농협의 주유소 확대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역 주유업자들의 성난 민심에도 농협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NH-OIL' 주유소를 설립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
농협의 문어발 진출에 성난 민심
또, 농협의 건설업 진출을 두고서도 한때 논란이 됐다. 농협이 올 초 중견건설사인 일등건설의 지분 42.5%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랐음에도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이 건설업까지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