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낸 만큼만 받는다'...부담금 대폭 인상안 공개
22일 연금학회 발표…재직자 부담금 50% 인상·수령액 삭감
재직기간 짧은 공무원에 부담 집중돼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재직 공무원이 납부하는 연금 부담액이 현재보다 50% 인상되고, 수령액은 삭감되는 개혁 방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같은 개혁 방안은 확정 될 경우 오는 2016년부터는 공무원연금에 투입되는 정부보전금 규모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17일 새누리당과 연금학회에 따르면 연금학회는 오는 22일 국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발표한다.
국회 토론회는 연금 전문가 단체로서 대표성을 지닌 연금학회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될 예정이다.
개혁안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오는 2016년부터 신규 공무원에는 국민연금과 동일한 부담과 혜택이 적용되고, 재직 공무원에는 기여금(납입액)이 현재의 14%(본인부담 7%)에서 약 20%까지 대폭 인상된다.
현재의 기여금과 비교하면 약 50%를 더 내게 되고, 9%인 국민연금 보험료에 견줘서도 2배가 넘는다.
재직 공무원 수령액의 경우 내년까지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현재의 계산식을 적용하고, 오는 2016년부터는 납입금의 원리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더해진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평균적으로 낸 돈의 약 1.7배를 받게 되는 것과 비교하면 재직 공무원은 국민연금보다 ‘수익비(납입금 대비 수령액의 비율)’가 되레 불리해지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 이후 입사한 젊은 공무원들에게 강력한 개혁안이 추가로 적용되면 이들에게는 ‘선배’ 공무원들이 받는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게 된다.
‘낸 만큼 받아가는’ 제도는 공적연금이라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적금과 비슷한 형태가 된다.
이미 연금을 받는 은퇴 공무원의 경우에는 법적인 문제를 고려해 연간 수령액 상승폭을 축소하는 것 외의 별다른 ‘고통 분담’ 방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연금학회는 공무원연금에 과감한 개혁을 하는 만큼 민간부문의 절반에 못 미치는 퇴직수당의 인상을 주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공무원연금에 투입되는 ‘혈세’의 규모는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전망을 살펴보면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가 지속될 경우 재정으로 메워야 할 적자는 오는 2016년에만 3조5359억원에 이르고, 매년 보전금 규모는 6000억∼7000억원씩 급증하게 된다.
이에 연금학회는 국민의 눈높이와 재정 부담 등을 고려, 고강도 개혁안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학회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오는 22일 토론회를 통해 학회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개혁방향과 타당성을 상세히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직 공무원, 특히 재직 기간이 짧은 30대 이하 공무원에게 개혁의 고통이 쏠리는 데다 공무원연금이 공적연금으로서 기능을 거의 잃게 돼 공무원 집단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정용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부는 공적연금을 강화해 국민의 노후를 든든히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현행 공무원연금보다 후퇴하는 어떤 ‘개혁안’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연금 개혁방향을 논의하는 비공식 당정청협의가 예정된 오는 18일 오후 청와대 부근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