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리더십에 희비 엇갈린 은행지주사

신한 한동우 리더십에 실적 증가...주가도 레벨업

2015-09-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올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희비가 엇갈렸다.신한금융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전략에 따라 자산규모면에서 큰 진전을 보인 반면, KB금융은 낙하산 인사에서 촉발된 최근 내분사태 등의 영향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기록했다.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올 상반기 11개 은행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총 자산규모는 신한금융지주가 323조원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314조9000억원, 농협은 310조9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반면 KB지주는 299조1000억원 순이다. 우리지주는 민영화 추진에 따라 지방은행과 증권사 매각 등으로 지난해 말 대비 자산이 82조원 감소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한 농협지주는 56조4000억원 증가했다.특히 자산규모면에서 신한은 지난해 말 311조3000억원에서 323조로 12조원 가까이 늘었고, 하나는 295조2000억원에서 314조9000억원으로 19조7000억원이 늘었다. 반면 KB의 자산규모는 최근 내분 사태 등의 여파로 291조8000억원에서 299조1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이 느는데 그쳤다.은행지주사별 연결당기순이익은 우리금융지주가 1조3380억원으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고, 신한금융지주 1조134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KB금융지주는 7722억원, 하나금융지주는 5676억원, NH농협금융지주 5082억원을 기록했다.한편 신한의 이 같은 실적 호조는 한동우 회장의 리더십이 이끌어낸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내부인사인 한 회장은 지주사 설립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략적 M&A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 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왔다. 은행의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그룹 전체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다.또 취임 직후에는 그룹 최고경영자의 자격요건을 사전에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CEO 후보군을 육성하는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축하기도 했다.반면 KB금융은 낙하산 인사인 임영록 회장과 낙후된 지배구조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리딩뱅크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성장세가 둔화됐다.주가 흐름 역시 수장의 리더쉽에 좌우됐다.신한금융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주가가 12.7% 올랐다. 올 초 대비로는 9.8% 가량 상승한 수치다. 반면 KB금융의 주가는 오히려 년초 대비 5.8%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전산기 교체 문제를 둘러싼 KB금융그룹의 내분 사태가 본격 촉발된 5월부터 7월 사이에는 주가가 연일 하향 곡선을 이어나갔다.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의 수익성 저하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고, 중소기업이나 신성장산업, 저소득층 등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며 “지주 차원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금융지주의 비즈니스 모델 개선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