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자살보험금 줄 수 없다”...소송 추진

금감원 이달 말까지 보험금 지급하라 지시

2014-09-23     강수지 기자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30일까지 해당 생보사에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통보한 상태며, 이에 생보사들은 이번 주 안에 소송 여부를 최종 결론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분쟁조정국에 들어온 재해 사망보험금 관련 민원에 대해 재해사망 특약에서 정한 보험금을 이달 말까지 지급하라며 10여개 생보사에 공문을 보냈다.

이는 지난달 금융당국이 재해사망 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ING생명에 대해 제재를 의결하고, 사실상 지급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금감원이 접수한 자살보험금 미지급 관련 민원은 총 40여건으로 공문을 보낸 생보사에는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업계 ‘빅 3’와 함께 ING생명과 신한·메트라이프·농협생명 등이 있다.

금감원은 생보사에 재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제기된 민원에 대한 수용 여부를 오는 30일까지 통보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민원인과 합의한 경우에도 그 내용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공문은 자살보험금 지급에 대해 민원인과 합의하라는 ‘권고’ 형태를 띠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지급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공문을 접수한 10여개의 해당 생보사들은 오는 30일까지 금감원에 제기된 민원 건에 대한 자살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생보사들은 전체 미지급된 자살보험금 금액이 전체 2000억원이 넘는 만큼 민원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보사는 자살에 대해 재해특약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은 실수로 만들어졌으며, 재해보험금을 지급하면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그동안 주장해 왔다.

금감원은 ING생명과 똑같은 약관을 사용한 다른 생보사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특별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ING생명이 금융당국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 다른 보험사의 검사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