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금융사보다 금융당국 더 불신

금융硏 금융신뢰지수 발표…KB사태·고객정보 유출 여파

2015-09-2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보험회사 등 금융사보다 금융감독기관과 정책 당국을 더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금융연구원은 ‘KIF 금융신뢰지수’를 개발해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금융신뢰지수가 89.5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금융신뢰지수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해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뜻이다.영역별로는 금융감독기관과 소비자보호 부문의 신뢰도가 특히 낮았다.감독기관에 대한 신뢰지수는 61.3으로, 전체 9개 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감독기관이 금융사에 대한 감독을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2.3%가 부정적 의견을 보였고 긍정적 의견은 8.3%에 불과했다. 보통이라는 응답률은 20.8%였다.감독기관의 소비자 보호 노력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54%)이 주를 이뤘다.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는 KB금융의 내분,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등 사건에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다음 조사 때는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감독 체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내 경기(68.9)에 이어 소비자보호 노력에 대한 신뢰지수(74.3)는 세 번째로 낮게 나타났고 금융회사 경영상태(75.8), 금융정책(76.1), 금융제도의 공정성 및 합리성(77.9)이 그 뒤를 이었다.금융사의 고객서비스(96.6)나 금융종사자들에 대한 신뢰도(90.5)는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100에는 못 미쳤다.서병호 연구위워은 “계층별 신뢰도를 살펴보면, 30∼50대 중년층, 고학력층, 자영업자의 금융 신뢰도가 현격히 낮았다”며 “이들 계층의 신뢰도가 낮은 원인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금융연구원은 한국 금융시장과 정책 당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매년 2번씩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