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택 경제이야기 '경제와 증권시장'
유가 하향안정 다시 상승동력 되찾고 활황세
2006-12-01 매일일보
역시 경제였다. 허리케인‘카트리나’이후 태풍속으로 들어간 고유가행진속에서 인플레 우려로 전전긍긍하던 세계증권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유가의 하향안정으로 다시 상승동력을 되찾고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를 위시한 세계경제의 향후 전망이 어느 때보다 밝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는 흔히 증권시장과 주가의 기초체력(Fundamentals)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약(호재)이 많고 좋아도 기초체력이 약하면 건강을 장기간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재료로 오르는 증시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는 예가 대부분이지만, 경제의 응원속에 상승하는 장(場)은 장기적인 대세상승으로 이어 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말 이후 지속된 고유가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확산과 이에따른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우려로 외국인의 투자패턴은 강한 ‘사자’에서 갑자기 ‘팔자’로 바뀌었다. 이같은 한달이 넘는 매도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100포인트 넘게 조정을 받았던 우리 증시는 10월 중순이후 예상보다 훨신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활황세로 복귀했다.
물론 경제가 힘이 됐다. 미국 경제에 자신을 되찾은 외국인이 조심스럽게나마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고, 반신반의했던 우리 경제도 오랜 침체를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세계경제와 증시의 동반상승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 세계증시는 경제의 낙관적인 전망속에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우리 증시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 앞으로 상당기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경제가 관건이다.
::: 낙관론의 확산 :::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뉴욕증시의 흐름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낙관하고 있다. 그 근거는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인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르고 있고,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10월 경기선행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자 태도지수,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사록의 회의내용 등이 상당부분 미국 경제의 호조를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 번 버냉키 FRB(연방준비제도 위원회)의장 지명자도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고 최근 상원의 인준청문회에서 강조했다.
이러한 낙관론속에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3.8%(전분기 대비 연율)보다 높은 최대 4.2%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 당국자의 최대 고민이던 국제유가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미국경제의 불안을 덜어 주고 있다. 또 유가안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낮은 인플레이션과 긍정적인 기업수익, 안정적인 국제유가가 상승작용을 하여 악재를 상쇄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연휴이후 기대되는 ‘산타랠리’가 다시 증시를 상승세로 유도할 것이다.
일본 주식시장이 3개월째 상승모멘텀을 타고 있다. 최근 13년간 세차례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속에 일시 반등세)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상승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증시는 장기 회복의 토대가 마련됐다.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상당부분 처리했고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일률(ROE)이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민간소비와 투자가 15년만에 처음으로 경제회복을 주도하면서, 디플레이션 종식과 일본 경기사이클의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즉 일본경제가 다시 본모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 대세상승, 아직 기회는 있다 :::
최근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본원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 사상 첫 4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7.2% 감소했던 본원통화는 1999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2년은 증가률이 크게 둔화됐었다.
그러나 금년 하반기 이후 다시 큰 폭의 증가세로 복귀했고 9월에는 6.9%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향후 경기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2000년 이후 어느 때 보다 강하고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도 나왔다. 2001년 이후 두 차례 나타난 반짝 회복세는 소비와 수출 엔진이 동시에 작동하지 않은 불균형 회복세였던 반면, 올 2분기 이후의 회복세는 소비와 수출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길게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민간소비가 회복되는 데다 세계 IT경기의 성장세도 가시화되고 있어 침체상태에 있던 투자도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가는 대표적인 경제의 선행지표이다. 흔히 경제가 가장 어려워 막바지에 돌입할 때 주가는 서서히 기지개를 펴며 상승의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과 같이 경기의 회복세에 대해 100%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논의가 분분할 때 주가는 이미 상당부분 올라와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경제가 지탱하는 주가의 활황은 장기간 지속하는 대세상승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주식시장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증권시장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투자의 장(場)이다. 결코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남보다 앞서는 풍요는 관심과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뉴스와이어 신디케이트 / 박병택 서울디지털경제 경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