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CI보험 가입..."아이고 의미없다"

노후실손보험부터 CI보험까지 쉽지 않은 고령층

2014-09-30     강수지 기자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노후실손보험이 출시 두 달째 차가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 CI보험에 대한 반응도 싸늘하기만 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30일 CI보험의 경우 보험업계 관계자들도 정작 가입을 하지 않는다면서 그 상품을 고령층에 판매하는 것에는 실효성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CI(Critical Illness)보험이란 중대한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증 등의 질환 진단 시 사망보험금을 선지급하는 보험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이 같은 CI보험은 여유가 있거나 보험을 잘 모르는 사람이 든다”면서 “사실상 치명적 질병을 몇 가지 꼬집어 보장해 주는데 실제로 그 질병에 걸릴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인들에게 치명적 질병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고령층 CI보험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느냐”면서 “노인들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기는 하지만 정작 치명적 질병에 걸릴 확률은 낮다”고 지적했다.

CI보험에서 제공하는 보장 같은 경우는 꼭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가입했던 보험 상품의 특약 등을 통해서도 비슷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독일 재보험사 Gen Re에 따르면 대다수 국가의 CI보험 가입자는 30~4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고령화 추세, 구매력을 갖춘 고령층의 등장으로 CI보험에 대한 50대 이상의 고령층 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해 50대 층이 보험 시장의 신시장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CI보험의 경우는 의미가 없다”면서 “젊을 때 가입하지 못 했던 꼭 필요한 보험을 싼 가격으로 가입해 적당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고령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도 “CI보험의 경우 고령층에게는 보험료가 너무 비싸 가격 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보험연구원의 이해랑 연구원은 고령층 CI보험과 관련,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는 고령층의 CI보험 가입 심사 시 연령증가에 따른 발병률과 발병 위험요인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해 가입자의 연령, 가입자의 위험요인, 보장 질병을 포함하는 세부 표준위험 개념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사들은 CI보험의 주요 가입 계층 연령이 높아질수록 상품 설계 시 보험요율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