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유안타증권으로 이미지 세탁 하지 마라”

피해자 대책위 “간판만 바꿔 꼬리자르기” 성토

2015-10-0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사측이 간판 교체를 통한 꼬리자르기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성토에 나섰다.동양사태 피해자들은 4만 명의 투자자들에게 1조 원 넘는 피해를 입힌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명을 바꾸고 도약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장이다.1일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을지로 입구에 위치한 유안타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증권이 유안타 증권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계속 영업을 하는 꼬리자르기식의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피해자 협의회 측은 “동양증권의 사장이하 전체 임직원이 동양그룹의 기업어음‧회사채를 조직적으로 사기판매를 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음에도 동양증권의 정진석 전 사장 등 몇몇이 사법처리가 되었을 뿐, 정진석과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대부분의 임직원은 그대로 유안타 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유안타증권은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은 만큼 여전히 사기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은 범죄집단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대만계 유안타증권은 지난 6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27.06%)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물량 등 53.10%의 지분을 사들여 동양증권의 대주주가 됐다. 이에 동양증권은 변경된 사명이 적용되는 10월 1일을 대비해 지난달 25일 이미 을지로 사옥건물의 상단 간판을 유안타증권으로 교체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동양사태 발생 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사명 변경을 계기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서명석 동양증권 사장 역시 올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안타증권으로의 매각을 계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어떤 난관도 돌파해내겠다”며 강한 재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말 그대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동양사태의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이후 피해보상과 관련자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름을 바꿔달고 재기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실제 최근 금융감독원 분쟁 조정 결과에 따르면 동양 사태의 전체 피해 신청 중 67%만이 불완전판매로 인정받았고, 그나마 불완전판매를 인정받았다 해도 피해액의 15%에서 많아야 50%까지만 돌려주라는 결정이 나왔다.사건 이후 금융당국이 내놓고 있는 투자자 보호 강화 대책 역시 소리만 요란할 뿐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등의 주요 안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동양 피해자 대책위 관계자는 “지금도 금융위원회 앞에서는 동양 사태의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이 동양증권의 인가취소와 해산을 결정하라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매일 진행하고 있다”며 “기자회견 이후에도 전국적으로도 유안타 증권의 각 지점 앞에서 사기범죄 집단인 유안타증권 해산과 처벌을 촉구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