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장사’ 홈플러스, 모럴해저드 도마 고객정보 보험사 판매 100억 매출 등 수익 챙겨
2015-10-13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경품조작’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홈플러스가 이번에는 고객정보를 악용, 돈장사를 벌인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홈플러스가 고객 사은행사로 모은 고객정보 575만여건을 보험사에 팔아넘겨 1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국정감사 자료에서 “홈플러스가 2010년 10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벤츠, BMW,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경품을 걸고 진행한 사은이벤트를 통해 모은 고객정보를 건당 1,980원에서 2,200원에 제휴 보험사에 팔아넘겨 약 100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홈플러스가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휴보험사에 보내면 보험사는 자신들의 불량고객 리스트를 통해 고객정보를 한차례 거른다. 홈플러스는 보험사가 한차례 거른 고객정보 리스트에 오른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받은 후 최종적으로 이를 보험사에 넘겼다.오 의원은 “보험사가 직접 수행했다면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했겠지만, 홈플러스의 경품이벤트를 통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홈플러스는 6000만원이 넘는 고급 외제승용차나 골드바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실제 고객이 개인정보를 넘기고 사은행사에 참여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평균 361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오 의원은 “고가의 경품을 미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고 몇배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대형유통업체의 행태는 큰 문제”라며 “철저한 실태조사와 개인정보를 엄격하게 보호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또 오 의원은 “경품을 미끼로 내걸고 진행하는 대부분의 이벤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참여고객의 개인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는 경품이나 쿠폰 등의 이용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처럼 버린 개인정보제공동의는 결국 자신의 개인정보를 해당 상품 혹은 쿠폰의 활용을 위해 팔아버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앞서 합수단은 지난달 4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홈플러스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도성환사장과 이승한 전 회장 등을 출국금지했다. 수사 과정에서 홈플러스 경영진과 보험사 직원들이 개입한 정황이 상당수 드러났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경품행사 응모용지에 ′보험상품 판촉에 활용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기 때문에 고객 동의를 얻은 것으로 법적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경품조작 의혹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며 “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는 만큼 대형 유통업체의 경품행사를 제대로 점검, 소비자의 불안과 의심을 해소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