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최수현 “KB사태론 안 물러난다”
“오락가락 금융당국” VS. “법대로 처리”
2015-10-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늑장 대응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KB사태와 관련해 끝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압 논란과 관련해서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함께 했다.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으로부터 KB사태로 금융권 혼란이 빚어진데 대해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물러날 수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했다”고 답변했다.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과 KB징계 건을 논의했느냐는 질의에도 “그런 얘기를 나눈 바 없다”며 외압을 부인했다.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신 위원장은 이날 KB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무능한 모피아’라며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동의하지 않는다.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이어 금융감독원장의 책임에 대한 질문에는 “일말의 책임이 있을 수 있지만, 해임에까지 이르는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며 “사태가 결과적으로 커졌지만, 주어진 환경에 공정하게 일했다고 생각한다”고 두둔했다.외압에 관한 의혹 역시 부정했다. 그는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의 중징계 결정 과정에서 최경환 부총리와 상의하는 등 외부 입김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두 금융수장은 이어 모두 “KB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은 느끼지만 법적 책임은 다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KB사태 관련 제재 결정이 ‘오락가락’했다는 지적에 대해 신 위원장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박한 것과 달리 최 원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사죄했다.그러나 소신과 원칙, 법률에 따라 사태를 해결했다는 금융수장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이 정부당국으로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혼란 그 자체였다고 지적하고 있다.박병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KB 사태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진 ‘낙하산 CEO’인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충돌, 제재의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오락가락한 금융당국,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이사회의 무책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이운룡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4개월간 KB금융 주전산기 전환 사건의 업무 처리 과정을 보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금융당국의 결정이 오락가락하면서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는데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제재심의 절차가 적법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