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VAN)사'만 배불리는 카드수수료
4년간 매출 2.2배...순이익 1천억원 육박
2015-10-2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영세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목받아 왔던 밴(VAN)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지난 4년간 두 배 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1개 주요 밴사의 2009년 매출은 557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2150억원으로 4년간 2.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같은 기간에 당기순이익은 597억원에서 991억원(1.7배)으로 늘었다.밴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카드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밴사는 금융기관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의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감독권 밖에 있기 때문이다.나이스정보통신의 2013년 매출액은 2007억원으로 2009년(984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93억원으로 2.8배 늘었다. KIS도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521억원과 78억원에서 1300억원과 132억원으로 증가했다.이들 밴사는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에서 카드사로부터 결제승인 중개료로 건당 60~100원, 전표매입 대행료로 건당 5~6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건당 총 최대 160원, 평균 1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셈이다.이 때문에 소액결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에는 역마진이 발생한다.예를 들어 우대수수료율(1.5%)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에서 2000원 결제시 가맹점은 카드사에 30원의 수수료를 내는데, 카드사는 밴사에 평균 1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게 돼 표면적으로는 70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카드사는 이런 손해를 가맹점으로부터의 카드수수료로 보충한다.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는 평균 2.12%, 체크카드 1.53%인데, 카드사는 더 이상 수수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그러나 밴사의 이익 증대는 가맹점이 낸 카드수수료를 통해 카드사 뿐만 아니라 밴사의 배만 불려왔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가맹점 입장으로서는 현재의 수수료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8개 전업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1조7000억원이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또 대형 가맹점은 밴사로부터 수백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아 수수료 인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김영환 의원은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은 엄살에 불과하다”며 “밴 수수료 체계 개선을 통해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춘다면 하루에 수천개씩 문을 닫는 이들 영세 가맹점의 소득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