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고금리’ 마케팅...‘속내는?’
이미지 개선 효과·대출 실적으로 연결 기대
2014-10-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 은행의 정기 예·적금 금리도 연일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들이 연간 최대 8%대의 수신 금리를 제시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은 지난 21일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특판 상품으로 연간 최대 5.6%의 금리를 제공하는 ‘스파이크 OK 정기적금’을 출시했다.우대금리 조건은 다소 까다롭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 관람권을 소지하고 영업점에 방문·가입하면 우대금리 0.6%포인트(p)가 더해지고, 러시앤캐시 배구단 연고지인 안산시에 있는 OK2 저축은행 안산지점에서 가입하면 0.2%p의 추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또 일부 우대금리의 경우 러시앤캐시 배구단이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거나(0.5%p), 우승해야(0.5%p)를 받을 수 있다.그러나 기본 금리 자체가 연 3.8%로 높은데다가, 시중 은행의 우대금리 조건 역시 까다롭기는 마찬가지인 만큼,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또 다른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본사 이전을 기념해 연 8%의 ‘웰컴디딤돌적금’을 선보였다.웰컴디딤돌적금은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가정, 근로장려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 계층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일종의 사회공헌 성격의 상품이다.결혼·출산·입원·주택구입 등의 특별중도해지 사유 발생 시에는 8.0%를, 일반 중도해지를 할 경우 연 3.6%의 금리를 적용한다. 웰컴저축은행은 같은 날 1년 정기예금 금리를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증권계 저축은행인 키움저축은행도 최근 분당지점 개점 100일을 기념해 분당지점 방문 고객에게 연 3.04%의 정기예금 이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판 상품인 만큼 총 200억원 한도로 판매되는데다가 12개월 정기예금 가입시에만 적용되지만 시중금리보다는 금리 조건이 높아 주목 받고 있다.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수신 상품 이벤트를 제시하는 이유는 이미지 개선을 통해 여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수신업무에서 신뢰를 쌓아 여신업무에서도 고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에 이 같은 고객 서비스 차원의 고금리 마케팅은 업계 전반의 이미지를 재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계 자금, 대부업 계열이라는 저축은행 특유의 부정적 이미지를 일종의 미끼상품인 수신 거래를 통해 희석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들이 일견 친절해 보이는 수신금리와는 달리 여신금리의 경우 대부업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고금리를 책정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실제 대부업 대출의 최고 금리는 지난 4월부터 기존 연 39.0%에서 34.9%로 낮아진 반면 국내 26곳의 저축은행들은 지난 3개월간 연평균 25% 이상의 고금리 대출 사업에 집중했다.고금리 특판 수신상품 등을 내놓은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역시 금리 연 25∼30%의 대출 비중이 99.6%였다.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출 금리가 대부업자 수준인 현 상황에서는 홍보용 고금리 수신 상품을 아무리 내놓는다 해도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이미지 재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