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은행 CD금리 담합 결정된 것 아냐”

노 위원장 ‘증거 확보’ 발언 적극 해명

2015-10-22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시중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과 관련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공정위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은행들의 금리 담합이 사실로 확인돼 공정위가 조만간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설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난처해하는 모습이다.22일 공정위에 따르면 노 위원장은 지난 20일 공정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의 관련 질문을 받고 “증거를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조사하다보니 더 필요한 것이 있어서 최근 추가로 조사했다”고 밝혔다.문제가 된 것은 ‘증거’라는 표현이다.통상 공정위나 검찰·경찰 등의 조사·수사기관이 쓰는 ‘증거’라는 단어는 위법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뜻한다.따라서 노 위원장의 발언은 공정위가 은행들의 위법행위를 확인했으며 이제 발표만 남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하지만 공정위는 노 위원장의 용어 선택이 정확하지 않았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정확히 말하면 ‘증거’가 아닌 ‘자료’를 많이 확보했다”며 “2년 넘게 조사했기 때문에 자료를 많이 확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당장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유·무죄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최선을 다 했는데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공정위는 지난 2012년 7월 국민·하나·우리·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이후 2년이 넘도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자 특별한 문제 없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노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발언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공정위의 조사 결과 발표는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심사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사건을 마무리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CD금리는 은행이 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쓰는 일종의 지표금리다.은행들이 입맛대로 CD금리를 결정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금융권 전체에 큰 후폭풍이 들이닥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