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 '해외이전' 사라지는 '성장동력'
[특별기획]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는 없나③
2015-10-27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 업체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화 되면서 국내 경제도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 설비투자와 고용창출이 해외에 집중될 경우 상대적으로 국내 일자리와 내수는 약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제조업 생산기지 해외 이전..국내경제 성장률 하향일로
재계 “국내 U턴 기업에 적극적인 인센티브 부여해야”
이에 경제계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의 기반인 제조업체들은 풍부한 노동력과 싼 인건비, 현지 정부의 지원 및 시장 접근성 등을 이유로 해외로 속속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 박닝성 옌퐁공단에서 2009년부터 연산 1억2000만대 규모의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타이응웬성에도 20억 달러를 투자한 제2 휴대폰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2015년에는 베트남에서만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2억4000만대가 생산될 전망이다.현대기아차 역시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완공은 2016년으로 투자액은 최소 1조5207억원에 달한다.LG화학은 지난달부터 중국 난징에 연간 10만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채용에도 관심이 많은 LG화학은 지난 2005년부터 해외에서 현지 채용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일본에서도 현지 채용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한국타이어도 미국 테네시주에 총 8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8번째 글로벌 생산시설을 세우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중국, 헝가리, 인도네시아의 글로벌 주요 거점지역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마련한 상태다.동국제강은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에 포스코, 발레와 합작사 CSP를 설립하고 연간 300만t 규모의 고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이렇듯 생산기지로서의 더 나은 조건과 환경을 찾아 제조업이 해외로 거점을 옮기면서 국내 투자대비 해외투자비율 역시 2004년 9.3%에서 지난해 27.2%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5%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당시인 2009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7일 한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내수에서 소비가 다소 개선됐으나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우려를 표했다.이처럼 국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도 악화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의 ‘2015년 및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4~2018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3.6% 수준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3.5%, 내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3.6%에 그치리라는 것이다.잠재성장률이란 적정 인플레이션 아래에서 한 국가가 가용 자원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을 말하는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속도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2년 연평균 5.2%였으나 2003~2005년 4.8%, 2006~2007년 4.2%로 하락했다. 이후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5%로 추락한 것으로 추산됐다.이에 경제계는 내수 약화와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을 위한 과감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해외에 진출한 5만4000여개 국내기업 중 10%만 복귀해도 국내 일자리 27만개가 늘어난다”며 “기업현실과 산업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규제가 이뤄져야 하고 기업부담이 큰 규제의 도입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각종 세제 지원을 하고, 규제완화 및 산업 창출을 통해 국내 투자 기회를 늘려야 한다”며 “특히 일자리창출 효과가 예상되는 산업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