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박근혜 정부 5년간 국가부채가 216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증가액으로만 따지면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많다. 증가 속도도 이명박 정부 때보다 빠르다.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한구 의원(새누리당)의 국정감사 질의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기준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국가부채는 216조3000억원 늘어난다.지난 2012년 국가부채가 443조1000억원이었는데, 박 대통령 임기 말인 2017년에는 659조4000억원까지 증가한다는 것이다.국가부채 추산의 기준이 된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국가재정법 제7조에 따라 정부가 매년 해당 연도부터 5년치에 대해 세우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달에 2015년도 예산안과 함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했다.국가부채 증가액은 김대중 정부에서 73조5000억원, 노무현 정부에서 165조4000억원, 이명박 정부에서는 143조9000억원이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국가부채가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이 증가하게 된다.그간 한국경제의 규모가 급격히 성장해온 만큼 국가부채의 절대량 증가는 불가피하다.문제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국가부채 증가율 전망치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2012년에 내놓은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2014년 국가부채가 470조6000억원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같은 해의 국가부채가 2013년 전망에서는 515조2000억원, 올해 전망에서는 527조원으로 점차 높아졌다.앞으로 5년간 국가부채 증가율 전망치를 봐도 2012년 9.3%, 2013년 27.0%, 올해 31.2%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수준은 2012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32.2%로 일본(219.1%), 미국(106.3%), 영국(103.9%), 독일(89.2%) 등 선진국보다 낮다. 2017년에 한국의 이 비율은 36.7%로 올라가지만 여전히 높지는 않다.
유럽연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를 60% 이내로, 재정적자는 3% 이내로 유지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부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지르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올해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예상한 국가부채증가율 31.2%는 같은 기간(2014∼2018년) 국세수입 증가율 25.8%, 재정수입 증가율 22.1%, 명목 GDP 증가율 26.9%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국가재정운용계획상 박근혜 정부 5년간 국가부채는 48.8%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김대중 정부(121.9%), 노무현 정부(123.6%) 때보다 낮지만 이명박 정부(48.1%)와 비교해서는 소폭 높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재정지출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려면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해야 한다”며 “결국 세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현 정부는 세수 확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소득 역진적인 간접세 위주로 증세하면 공평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세수 확충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