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1조 클럽’ 포문 누가 여나

‘맞수’ 유한양행·녹십자, 1인자 둘러싼 전력투구 행보

2015-10-2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사상 첫 ‘1조 클럽’ 진입을 둘러싼 국내 제약사들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매출 1조 달성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591억원을 기록, 누적 매출액 7394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4억원, 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40.9% 상승했다.이 추세에 힘입어 마지막 남은 4분기에 2606억원을 기록할 경우 유한양행은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반기 매출이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의 1조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 같은 실적 상승의 배경을 두고 업계는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등 도입신약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데다, 원료의약품 수출 증가가 유한양행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실제로 ‘트윈스타’와 ‘트라젠타’의 경우 지난 9월까지 각각 640억원, 65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536억원어치 판매됐다. 이들 3개 품목은 유한양행 전체 매출의 24.8%에 해당하는 수치.여기에 원료의약품 시장의 순항도 성장동력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원료의약품 수출 실적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앞서 유한양행은 올해 매출 목표를 1조400억원으로 공표한 바 있다.유한양행과 함께 1조 클럽 신화를 쓸 가능성이 농후한 또 다른 후보는 제약업계 만년 2인자인 녹십자다.녹십자는 주력인 독감백신 수출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다. 회사 측에서는 독감백신과 혈액제제 등 주력 의약품의 올해 수출 금액이 2000억원에 달하며 업계 수출 1위 달성을 예상했다.앞서 녹십자는 올해 초 세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역대 최대인 2300만달러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고 6월 북반구 입찰에서도 1500만달러어치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녹십자의 올 3분기 추정매출액은 2830억원, 연간 누적매출 7180억원 수준으로 유한양행과 마찬가지로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매출 1위를 둘러싼 양사의 치열한 경쟁은 향후에도 점입가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제약업계의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상위 제약사들의 선전이 눈부시다”며 “특히 제약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