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서
혁신 돌파구
찾아라

[특별기획]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는 없나⑥

2015-10-3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최근 들어 주력 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6대 기업이 내년 까지 신규 착수할 투자 사업에 책정한 비용은 28조3000억에 달한다. 각 기업들은 그간 전통적인 그룹의 주력 업종에서 탈피해 새로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정부 역시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적극적으로 독려하면서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13대 성장동력 중심으로 R&D 투자 비용을 오는 2017년까지 GDP(국내총생산)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올해보다 5.9% 증가한 18조8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아울러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술유망 중소기업 500곳을 선정, 2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성장 유망분야 기술의 R&D 및 사업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정부가 지정한 13대 미래성장동력은 9대 전략산업과 4대 기반산업으로 이뤄졌다.9대 전략산업은 △스마트 자동차 △5G 이동통신 △심해저 해양플랜트 △맞춤형 건강관리 △착용형(웨어러블) 스마트기기 △지능형 로봇 △재난안전관리 스마트시스템 △실감형 콘텐츠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시스템이다.4대 기반산업은 △지능형 반도체 △빅데이터 △융복합 소재 △지능형 사물인터넷으로 구성됐다.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해 미래산업을 바꿀 7대 파괴적 혁신기술로 △웨어러블 컴퓨터 △3D 프린팅 △상황인식 기술 △무인차 △초경량 소재 △유전자 치료제 △차세대 배터리 등을 선정했다.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은 보폭을 넓히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이후에만 3건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스마트홈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를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기업 간 거래(B2B)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를 인수해 미래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차 개발에 연구개발(R&D) 비용의 40%가량을 집중하고 있다.SK그룹은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석유화학 업황이 둔화되자 정보통신기술(ICT)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해 계열사의 역량을 이곳에 집중하고 있다.LG그룹 역시 차세대 에너지 관련 사업과 친환경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사업영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일부 특정 업종에만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향후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될 수 있고 정부가 제시한 성장 동력 사업에 기업들이 맹목적으로 집중한다는 것이다.포스코경영연구소는 21일 ‘신사업 성공을 막는 7가지 바이러스’ 보고서에서 “지난 4∼5년간 거의 모든 대기업이 녹색사업을 위시한 정부의 신성장 동력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으나 중도에 사업을 접거나 유보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이차전지를 빼고 바이오·의료기기·태양광·발광다이오드(LED)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고, SK의 친환경 녹색 신사업은 경영권 공백 속에 정체돼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박용삼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사업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개방적, 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추진 과정에서 오류 소지를 사전 점검하는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